최태원 SK 회장 “국내 산업 경쟁력 높이려면 해외 투자는 필수”

박순엽 기자I 2022.09.22 14:19:17

“불확실성 시대, 생존을 위한 변신이 필요…BBC 투자”
“美 IRA 등, 상황 신중히 지켜보며 대응책 고민할 것”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전망에는 “충분히 승산 있어”
‘SK 나이트’선 對美 투자 등 양국 파트너십 강화 강조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투자가 살아남으려면 해외시장에 대한 투자는 필수입니다. 첨단 패키징 등 우리가 보유하지 못한 기술에 투자해 내재화하고, 이를 국내 투자로 이어가는 선순환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간) SK와 한국의 경쟁력을 알리는 ‘SK 나이트’(SK Night·SK의 밤) 행사에 앞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국가 산업기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최근 발표한 SK그룹의 대미(對美) 투자가 단순히 한 나라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R&D) 협력, 공급망·고객사 확보, 국가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SK 워싱턴 지사에서 열린 ‘SK 나이트’ 행사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최 회장은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시기엔 개인도, 기업도 생존을 위한 변신(Transformation)이 필요하다”며 SK가 국가 성장 동력인 BBC(배터리(Battery)·바이오(Bioscience)·반도체(Chip)) 영역에 국내·외 투자를 활발히 이어갈 뜻도 드러냈다.

그는 이어 그룹이 발표한 257조원 규모의 투자 중 70%에 달하는 179조원은 국내 투자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최 회장은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Chip4) 등 현안과 관련해선 “한국의 핵심 산업을 둘러싼 여러 움직임엔 기회 요소와 위험 요소가 함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관련 법안이나 정책이 최종 마무리되기 전까지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그에 맞는 대응책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에 정부와 기업의 생각이 다를 수 없는 만큼 민·관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날 최 회장은 국가적 아젠다인 ‘2030 부산 엑스포(세계박람회)’ 유치의 필요성도 힘줘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자 부산 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인 최 회장은 엑스포 유치 전망에 대해 “아직 1년의 시간이 있고, 대한민국만이 가진 경쟁력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어필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답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SK 워싱턴 지사에서 열린 ‘SK 나이트’ 행사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아울러 최 회장은 이날 저녁엔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SK 워싱턴 지사에서 열린 SK 나이트 행사에 참석, SK의 대미 투자를 포함한 양국 간 파트너십 강화를 강조했다.

최 회장은 환영사에서 “올해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바이오·반도체·그린에너지 영역에 걸쳐 총 300억달러의 신규 투자와 2만명이 넘는 고용 창출 계획을 소개했다”며 “미국 내에서 SK가 이룬 성장은 미국 내 신뢰할만한 파트너들이 아니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 감축량의 1%인 2억톤(t)의 탄소 감축에 기여한다’는 SK의 넷제로 청사진을 밝히며 “SK 투자의 많은 부분은 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에 집중돼 있고,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고자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열린 SK 나이트엔 크리스 쿤스 미국 델라웨어주 상원의원, 존 오소프 조지아주 상원의원, 댄 킬디 미시간주 하원의원 등 정·관계와 재계 고위급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SK 측에선 최 회장 외에도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유정준 SK그룹 북미 대외협력 총괄(SK E&S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 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이 참석, 미국 측 인사들을 상대로 SK 비즈니스 현황과 글로벌 경쟁력을 설명하면서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 나이트는 지난 2018년 최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으며, 이후 자본·기술·인재가 한데 모인 북미 시장에서 미국 주요 인사들에게 SK의 글로벌 경쟁력을 소개하는 소통의 기회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3년 만에 재개된 올해 행사엔 여느 해보다 많은 수의 참석자들이 모였다는 게 SK그룹 측의 설명이다.

이날 SK 나이트 행사장의 대형 스크린에선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 영상이 소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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