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마이크론, 메모리반도체 수요 감소 전망...설비투자 줄인다

이다원 기자I 2022.07.01 14:40:42

마이크론 6~8월 실적 전망, 시장 전망치 하회
“반도체 수요 줄었다” 인텔·삼전 전망도 내려
가격·수요 위축에 “신규 설비투자 줄인다” 결단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메모리반도체 3위인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마이크론)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 전망을 내놨다. 반도체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하락폭이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속속 신규 투자를 줄이며 공급량 조절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미국 아이다호 보이시에 위치한 마이크론 본사. (사진=마이크론 뉴스룸)
3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올해 6~8월 매출을 72억달러(약 9조3000억원) 수준으로 예측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91억5000만달러·약 11조80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규모다. 마이크론은 올해 3~5월 매출액 86억4000만달러(약 11조2000억원), 순이익 26억3000만달러(약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니콜라이 토도로프 롱보우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수요가 상당히 줄어들었다”며 “마이크론은 반도체 사이클이 뒤집히고 있는 것의 시작이거나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실적 눈높이 역시 낮아지는 분위기다. 시장은 반도체 경기 둔화로 인텔의 2분기 실적이 기존 전망 대비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또한 14조7983억원으로 1개월 전(15조2932억원) 대비 3.2% 줄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 반등할 것이라는 반도체 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경제 둔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스마트폰과 PC 등 수요가 줄어들면서 반도체 업황도 함께 가라앉고 있다.

마이크론은 컨퍼런스콜 등을 통해 생태계 변화 폭이 컸다며 올해 PC와 스마트폰 판매가 각각 10%, 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반도체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며, 재고 역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올해 3분기부터 D램 반도체 가격이 3~8%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낸드(NAND) 플래시 가격 역시 상승세가 꺾이며 하락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도체 침체기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기업들의 신규 투자 역시 위축될 전망이다. 투자를 줄이고 반도체 생산량을 조절해 가격 급락을 막겠단 의도다.

당장 마이크론도 오는 9월부터 신규 공장 등 설비투자(CAPEX)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수밋 사다나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생산한 반도체 물량을 재고로 보유한 상태인 만큼 향후 생산을 줄이며 공급 부족분을 보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은 하반기 글로벌 경기 둔화로 IT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 중이며, 수요 둔화를 감안해 2023년 CAPEX 축소를 언급했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2023년 투자가 감소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공급 축소를 통한 메모리 수급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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