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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전 선로변형 발견했는데도…" SRT 대전 탈선은 '인재'

박경훈 기자I 2023.04.03 11:43:03

작년 7월 경부고속선 대전조차장 구내 사고
심한 좌우진동, 궤도 이탈…11명 부상
온도 상승으로 선로 팽창, 적절한 보수 안 이뤄져
코레일 5건, 에스알 1건, 철도공간 3건 조치 권고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지난해 7월 경부고속선 상행선 대전조차장역 구내에서 발생한 SRT고속열차 궤도이탈 사고는 발생 약 1시간 전 선로변형이 발견됐음에도 적절한 대처가 없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SRT 대전조차장역 탈선 사고 개요도. (자료=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사고 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사고 열차는 선로전환기로부터 약 5m 전방의 선로변형 발생 지점을 약 98㎞/h의 속도로 통과하던 중, 심한 좌우진동과 충격으로 열차 진행방향 2번째 차량의 앞대차 차륜이 궤도 오른쪽으로 이탈했다. 기장이 비상제동을 체결했지만 맨 마지막 차량의 앞대차 차륜도 추가로 궤도 오른쪽으로 이탈한 후 최초 탈선지점으로부터 약 338m 지난 지점에서 최종 정차했다.

이 사고로 승객 11명이 부상을 입었고 차량, 레일, 침목, 궤도회로 및 전차선 설비 등이 파손됐다. 또 211개 열차가 운행에 지장을 받았다.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은 중계레일(선로에서 서로 다른 레일을 사용하기 위해 단조 제작한 레일) 부분에 온도 상승으로 팽창해 급격히 부풀어 오르는 좌굴 현상이 발생한 후 여러 대의 열차가 통과하면서 선로 변형에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적으로 취약한 중계레일임에도 선로 유지관리가 미흡했고, 사고발생 약 1시간 전 선로변형이 발견됐는데도 적절한 통제나 보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사조위는 판단했다.

사조위에 따르면 사고발생 약 1시간 전 선행열차 기장에 의해 선로변형이 발견됐다. 그러나 보고·지시·점검 등 과정에서 관계자가 보고체계를 준수하지 않았고 부적절한 용어 사용 및 불명확한 점검위치 통보, 점검 미흡 등으로 제대로 된 조치가 행해지지 않았다.

이에 사조위는 모두 9건의 안전권고를 발행했다. 코레일(5건)에는 △중계레일이 설치된 지점은 구조적 취약점을 보완하거나 취약개소로 지정해 관리할 것 △궤도 뒤틀림을 적기에 보수하고, 도상자갈 부족 구간은 신속하게 보충하며, 중계레일 교환 후 장대레일 재설정을 철저히 시행할 것 △궤도틀림 결함이 지속 발생하는 구간 등은 특정지점 및 취약개소로 지정할 것 △선로의 변형 발견 시 긴급 정차 판단기준을 마련하고, 보고·지시·점검 과정에서 관계자가 적절히 조치하도록 매뉴얼을 보완할 것 △로컬관제원에 대한 운전 취급 이론과 실무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에스알(1건)에는 선로의 변형 발견 시 긴급 정차 판단기준을 마련하고 보고 등 과정에서 관계자가 적절히 조치하도록 매뉴얼을 보완한 후 교육·훈련을 시행할 것을, 국가철도공단(3건)에는 중계레일의 구조적 취약점을 개선·보완할 방안을 강구할 것 등을 권고했다.

사조위 관계자는 “즉시 관계기관에 조사보고서를 송부해 안전권고 이행계획 또는 결과를 제출하도록 할 것”이라며 “정기적으로 이행 상황을 점검해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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