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정부 "韓경제 하방리스크 확대"…2개월 연속 '경기부진' 평가(종합)

조해영 기자I 2019.05.17 10:33:52

기재부, 5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보고서
"세계경제 둔화세 빨라…추경 국회 통과 집행준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6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정부가 1분기 주요 경기 지표가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월별로는 지난달에 이어 2개월째 ‘부진’이라는 언급을 담았다.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진 영향이다. 정부는 하방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추가경정예산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와 집행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17일 ‘2019년 5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발표했다. 그린북은 매달 기재부가 발간하는 경제동향 관련 보고서다.

◇생산 지표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부진’ 평가

그린북은 “1분기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하방 리스크의 확대로 광공업 생산과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는 정부가 5월에도 2개월 연속으로 ‘주요 실물지표 부진’ 평가를 내린 것이다. 앞서 정부는 4월 그린북에서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이라고 밝힌 바 있다.

5월 그린북에 따르면 광공업·서비스업·서비스업 등 생산 지표는 지난 달에 비해 각각 1.4%, 0.2%, 8.9% 올랐지만 2월 큰 폭으로 하락했던 기저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1%, 전년동기 대비 1.9% 올랐다.

그린북은 백화점과 할인점 등의 매출 부진이 향후 서비스업 생산에서 부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린북에 따르면 4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39.9% 증가해 올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백화점과 할인점의 매출액은 각각 -3.0%와 -4.8%를 기록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할인점은 온라인 직접 구매 등의 영향으로 구조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며 백화점은 매출이 가장 큰 봄 세일 첫 주말이 3월분에 반영됐다”며 “일평균 주식거래대금과 중국인 관광객수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어떤 추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등 수출 부진 이어져…“환율 약세에도 파급효과 크지 않을 듯”

1분기 투자지표는 설비투자가 전기 대비 -10.8%, 전년동기 대비 -16.1%를 기록했고 건설투자 역시 전기 대비 -0.1%, 전년동기 대비 -7.4% 등 하락세를 이어갔다.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단기 경기 예측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p로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부정적 요인이다. 지난 13일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10일 수출은 13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8%나 줄었다.

환율 증가세 역시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큰 호조세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홍 과장은 “이론적으로는 환율 상승이 수출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한국 제품이 가격경쟁력으로 국제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진 않기 때문에 예전처럼 파급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장중 한 때 1192.40원까지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지난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증가세 역시 3개월 만에 10만명대로 떨어졌다. 실업자 역시 8만4000명 늘어난 124만5000명으로 1999년 6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재부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추경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 및 집행 준비, 투자와 창업 활성화·규제혁신·수출 활력 제고 등 주요 대책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수출 증감률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 단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