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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년만의 부활'…한강인도교 2021년 개통

김용운 기자I 2019.03.20 10:30:00

'한강대교' 2층으로 재탄생..보행교 백년 만에 부활
뉴욕 브루클린브리지처럼 1층 차도, 2층 보행전용
총 300억 투입 2021년 완공 예정

한강대교 보행교 (일명 백년다리) 조감도(사진=서울시)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대통령이 폭파한 ‘한강 인도교’를 서울시장이 다시 보행자 전용교로 되살린다.

서울 용산과 노량진을 연결하는 한강대교가 백 여년 전 ‘한강 인도교’로 개통했을 당시의 기능을 회복한다. 서울시는 한강대교 남단(노들섬-노량진) 아치 구조와 기존 교각을 이용해 기존 차도는 유지하면서 쌍으로 놓인 다리 사이 공간을 이용해 뉴욕의 ‘브루클린브리지’(Blooklyn Bridge)처럼 차가 다니는 교량 위로 폭 10.5m, 길이 500m의 보행교를 새롭게 건설한다고 20일 밝혔다.

백년다리라고 명명한 한강대교 보행교는 노량진 방향으로는 내년 초 철거 예정인 노량진 고가차도와 연결하고 노들섬 방향으로는 자동차전용도로를 건너기 위해 막혔던 노들섬 동쪽과 서쪽을 잇는 보행육교와 연결한다.

이 외에도 한강대교 남단 올림픽대교 하부 수변보행길로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수직으로 직접 연결한다. 공사를 마무리 하면 노들섬에서 한강대교 보행교를 지나 노량진 일대까지 차로를 건너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인도가 생긴다.

서울시는 노량진 고가차도 일부 구간도 존치시켜 한강대교 보행교와 연결하고 지하철 9호선 노들역, 한강공원, 용봉정 근린공원 등 노량진 일대 주변으로 편하게 걸어갈 수 있도록 육교 형태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보행교에는 한강과 주변 경관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를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광장, 잔디밭 등 휴식공간을 조성해 단순히 지나가는 공간이 아닌 보행교 자체를 관광자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한강대교는 1917년 한강 인도교라는 이름으로 개통했다. 한강을 걸어서 건널 수 있는 최초의 다리였다. 한강 인도교를 세우는 과정에서 다리를 지탱하기 위해 강 중간에 둑을 쌓으면서 형성된 인공섬이 현재의 노들섬이다. 한강 인도교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사흘 만에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로 폭파돼 서울을 떠나는 피난민들의 발목을 잡았다.

한국전쟁 이후 복구가 되었으나 이후 서울의 한강 이남 지역의 개발과 함께 늘어난 교통량을 고려해 1981년 쌍둥이 아치교인 한강대교를 개통하면서 현재의 차량 중심 교량으로 바뀌었다.

서울시는 20009년 한강대교 왕복 8차로 양 끝에 기존 2m 보도를 폭 4.5m(보도+자전거도로)로 늘였지만 차량 소음과 매연 등의 위험 요소가 많아 사람이 걸어서 다닐 수 있는 인도교의 기능을 온전히 되살리지는 못했다.

서울시는 한강대교 보행교가 단순 보행교가 아닌 서울을 대표하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5월 중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추진해 창의적인 디자인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총 사업비 300억원을 투입해 연내 설계를 완료하고 2021년 6월 완공이 목표다.

그러나 한강대교는 북단이나 남단 양 방향 모두 한강 인도교로 지어졌던 100년전과 달리 도보 접근성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다가 계절적 변화가 큰 서울의 환경을 감안하면 한강대교 보행교 설치 후 서울시가 바란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박원순 시장은 “한강대교 보행교 설치는 100여 년 전 한강인도교의 보행 기능을 복원하는 역사적 의미와 함께 ‘걷는 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노량진 일대의 지역재생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며 “밤낮으로 아름다운 한강의 다양한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조망명소 조성, 새로운 형태의 시민 수변여가공간 조성과 한강변의 보행환경 개선도 병행해 뉴욕의 브루클린브리지처럼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 모델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강대교 보행교 투시도(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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