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중국 ‘毒분유’ 해외수출 파문 확산

경향닷컴 기자I 2008.09.17 20:49:31
[경향닷컴 제공] ‘싼루 독(毒) 분유’ 사건이 중국 대륙을 흔들고 있다. 중국 정부의 조사 결과 인체에 신장결석을 일으키는 화학물질 멜라민이 싼루(三鹿) 제품뿐 아니라 유명 회사 유제품들에서도 발견됐다. 또 일부 제품은 외국에 수출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파문이 해외로 확산될 전망이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신화통신은 중국 질량검사총국이 싼루사의 오염분유사건을 계기로 전국 109개 분유 업체의 491개 제품에 대한 샘플 조사를 실시한 결과 22개 업체 69개 브랜드에서 멜라민 성분이 검출됐다고 17일 보도했다.

전국 우유업체 5곳 가운데 1곳에서 문제 우유를 생산해 온 것이다. 여기에는 중국 최고 품질로 이름났던 네이멍구의 멍뉴(蒙牛)사와 이리(伊利)사, 장시성의 광밍(光明), 광둥성의 야쓰리(雅士利), 쒀캉(索康) 등 유명 메이커가 모두 포함돼 있다.

특히 이리사와 멍뉴사는 베이징올림픽 협찬사로 선정됐고, 야쓰리와 쒀캉은 방글라데시, 버마, 예멘, 가봉 등에 분유를 수출한 기업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당국은 수출한 제품의 표본에서는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해당업체는 “수출한 분유를 모두 리콜하고 있다”고 말했다.

멜라민이 검출된 22개 업체는 상하이와 칭다오시, 광둥·후난·헤이룽장성 등 전국에 소재한 업체들로 이들 제품에서는 ㎏당 수십~수백㎎의 멜라민이 검출됐다. 문제의 싼루분유에서는 ㎏당 2200~2500㎎이 검출됐다. 멜라민은 플라스틱과 접착제 제조에 사용되는 화공원료로 독성은 낮으나 많이 섭취할 경우 방광염, 신장염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분유의 멜라민 성분 함유 안전치는 ㎏당 15㎎ 이하로 보고 있다.

중국 위생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멜라민이 들어간 싼루 분유를 먹은 영·유아 6244명이 병원을 찾아 1327명이 입원 중이라고 밝혔다. 환자 가운데 3명이 숨졌으며 158명은 심각한 신장결석증세를 보이고 있다. 멜라민 오염 분유 파문이 확산되면서 소아과병원에는 유아 검진을 받으려는 피해자들이 줄을 잇고 있고 슈퍼마켓 등에서는 수입분유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광둥성 선전시에서는 부모들이 외국산 분유를 사기 위해 홍콩으로 건너가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대만에서는 싼루 분유 15t이 타이베이를 비롯한 10개 현으로 유통된 사실이 밝혀져 영·유아 부모들이 긴장하고 있다.

한편 싼루사의 본사가 있는 허베이성 스자좡시는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장파왕(張發旺) 농업담당 부시장을 직위 해제하고 축수산국, 식품안전관리국, 질량기술감독국 등 관련 국장 3명을 해임했다. 싼루사도 톈원화(田文華) 이사장 겸 사장의 해임을 결의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