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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한숨 놨지만…외식·배달업계 '악성 리뷰' 난감

남궁민관 기자I 2023.02.24 14:53:13

최근 맥도날드 감자튀김 이물질 '쥐 다리' 說 확산
식약처 분석 결과 감자 멍 '블랙스팟' 추정 '일단락'
온라인 커뮤니티·리뷰 등 허위사실 유포 심각성 대두
배민도 악성리뷰 대응…업계 "소비자 인식 제고 절실" 호소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맥도날드 감자튀김 이물질 논란이 감자의 멍인 ‘블랙스팟’에 의한 것으로 결론났다. 다만 확인되지 않은 사안이 일파만파 번지며 맥도날드가 입은 타격은 적지 않다. 특히 최근 배달 수요 급증으로 이와 유사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외식·배달업계 내 소비자 대응 방침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서울 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사진=연합뉴스)
“잘못은 매 맞아야겠지만”…‘허위·미확인 사실’ 난감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월 10일 다수 익명 커뮤니티의 이물질 게시글과 관련해 해당 이물질을 회수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성분 분석을 실시했다”며 “그 결과 다량의 감자를 포개어 보관하거나 장시간 냉동 보관, 던져서 멍이 드는 경우 발생하는 감자의 블랙스팟이 튀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맥도날드에서 감자튀김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게시글이 퍼져 나갔다. 튀김옷이 입혀진 검은색 이물질을 두고 ‘쥐의 다리’라는 확인되지 않은 추측까지 나왔다.

논란이 확산하자 맥도날드는 이례적으로 법적 대응 등 강력한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다. 당시 맥도날드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사안으로 많은 맥도날드 고객 및 직원들에게 피해가 가는 상황임을 무척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에 일부 커뮤니티에 임시조치를 취하는 등 이번 이슈를 신중하고 엄중하게 다루고자 한다.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해당 이물질이 감자의 블랙스팟인 것으로 추정되면서, 맥도날드는 안도하면서도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논란이 이어진 와중 이미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데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들은 여전히 남아 있어 결론을 모르는 소비자들에 계속 오해를 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이다.

A외식업체 관계자는 “최근 맥도날드에서 반복된 이물질 논란이 이어지며 신뢰가 크게 떨어지다 보니 이번 감자튀김 논란이 더 거세진 것 같다. 신뢰 하락의 1차적 원인은 어찌 됐든 맥도날드에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그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은 물론 일부 악의성을 두고 왜곡된 정보들까지 종종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하는 사례들이 많다는 점은 비단 맥도날드뿐 아니라 모든 외식업계 고민거리”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역시 매장에 가 보지도 않은 20대가 내부 관계자인 것처럼 ‘bhc그룹 인수 이후 품질이 떨어졌다’는 글을 올렸다가 사과한 사례도 있었다.

서울 시내 한 음식점 거리에서 배달 라이더가 음식을 오토바이에 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배달 확산에 원인 규명조차 어려워져…“인식제고 시급”

코로나19 이후 배달이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응하기 더욱 어려워진 것도 문제다. B외식업체 관계자는 “배달된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을 때 직원이 전후 과정을 확인하기 어렵다. 문제의 음식을 사진만 찍어 올린 뒤 폐기하는 경우가 많아 회수조차 하지 못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토로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물질 배출로 보상받는 방법까지 공유되고 있는 마당이다.

국내 대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인 배달의민족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악성 리뷰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미 2020년 ‘사장님 권리침해 신고 프로세스’를 내놓기도 했다. 가령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는 리뷰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해당 음식점 내 직원들의 머리카락 색·길이와 다른 경우 등이다.

배민 관계자는 “리뷰는 저작권이 인정되는 저작물이자 소비자들의 권리이기 때문에 업체가 개입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음식과 상관없이 명예를 훼손할 여지가 있는 리뷰, 악의성이 다분한 리뷰 등은 중재를 통해 30일간 임시 블라인드 처리 또는 삭제한다”고 설명했다.

C외식업체 관계자는 “보통 대부분 외식업체들은 억울하더라도 소비자들과 갈등을 빚어봐야 어차피 손해라는 판단 때문에 99.9% 사과하고 보상하고 끝내려 한다”면서도 “최근 온라인상에서 타인에 대한 명예훼손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처럼 기업이나 브랜드를 상대로도 이같은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외식업체 모두 내부적으로 불만을 접수하고 보상하는 절차가 있는 만큼 이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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