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주식·집으로 돈 번 부자들, 올해는 '글쎄'

김유성 기자I 2021.03.08 10:55:28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조사 '부자들의 자산관리 트렌드'
올해 부동산 경기 전망, 긍정보다 부정이 더 우세
당분간 관망하면서 해외 주식 등 투자 관심 높여가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부자들은 올해 부동산 경기가 작년보다 안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매각과 매입을 잠시 멈추고 올해는 관망하겠다’는 태도가 우세했다. 부동산 투자를 늘리겠다는 응답은 최근 5개년 기준 가장 적었다.

지난해 부자들은 주식 투자 등을 적극 늘렸다. 적극적인 자산 리밸런싱으로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얻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부자들의 올해 자산 구성 계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8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우리나라 부자와 대중부유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조사(2020년 12월)를 통해 ‘2021 Korean Wealth Report : 부자와 대중부유층의 자산관리 트렌드’를 발간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 ‘부자’와 금융자산 1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대중부유층’으로 구분해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실물·부동산 경기 올해는 부정 > 긍정

부자와 대중부유층은 대체로 부정적인 경기 전망을 했다. 실물 경기의 경우 응답자의 61%가, 부동산 경기는 52%가 앞으로 더 안좋아질 것으로 응답했다.

이 같은 경기 전망을 바탕으로 부자와 대중부유층 절반 이상은 ‘현재의 자산 구성을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투자 자산을 확대하면서 자산 리밸런싱을 하는 것보다 ‘관망하겠다’는 태도가 더 우세한 것이다.

최근 5개년을 두고 봤을 때도 ‘현재 자산 구성을 유지하겠다’는 응답률은 올해 유독 높았다. ‘부동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응답한 비율은 8%로 최근 5개년과 비교해 가장 낮았다.

자산구성을 변경한다면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 비중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특히 부동산 고액자산가(보유 부동산자산 50억원 이상)의 29%는 부동산 비중을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부동산자산에서 금융자산으로 리밸런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주식투자 선호 현상은 올해도 계속

올해 부자와 대중부유층이 투자할 계획인 금융상품으로는 단기금융상품, 지수연계상품, 정기예금, 주식 직접투자, 외화자산(해외주식, 해외채권, 달러 등) 순이었다. 단기금융상품과 정기예금 등 안전 자산과 예비성 자금은 부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이었다.

또 부자들의 주식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주식 직접 투자와 주식형 펀드 모두 작년대비 선호도가 급상승했다. 주식의 선호도는 12%에서 36%로 늘었고 주식형 펀드가 14%에서 21%로 늘었다.

외화자산 투자 계획 의향도 높았는데 외화 예금보다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 의향이 높았다. 주식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함께 부자들의 국내 및 해외 주식 선호 현상은 올해도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수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부자들과 대중부유층들은 자산 리밸런싱에 대한 관망세가 우세한 가운데,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으로 관심이 옮겨온 경향이 있다. 단기금융상품과 예금의 비율을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 국내 및 해외주식, 지수연계상품, 주식형 펀드 투자를 통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산 리밸런싱 → 지난해 양호한 수익률

지난해 부자들은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상당히 큰 폭으로 조정했다. 현금과 예금 등 안전 자산 비중이 증가하면서 주식 투자 확대 등 주가 상승에 따라 주식 비중도 늘렸다.

다만 사모펀드 상품의 신뢰도 저하로 펀드·신탁 비중이 감소하고, 장기 상품인 보험 연금 비중이 늘었다.

지난해 적극적인 자산 리밸런싱으로 지난해 부자와 대중부유층은 양호한 투자수익률을 거뒀다. 이는 당초 기대했던 목표 수익률보다도 높은 편이었다. 금융자산 수익률 10% 이상의 고수익을 거둔 부자와 대중부유층은 주식 직접투자(49%)와 주식형펀드(13%) 덕분이었다고 응답했다.

반면 ‘향후 정책 변화 등 추이를 보고 매입을 결정하겠다’는 응답은 42%에서 26%로 줄었고 매각은 30%에서 21%로 감소했다.

부동산 규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 의지를 확인했고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이 가중되면서 부자들의 입장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하나경영연구소 측은 봤다.

종합부동산세 부담 증가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부자와 대중부유층은 뚜렷한 대응 방안이 없다(38%), 증여(31%), 매각(26%) 순으로 응답했으며, 보유 부동산 자산이 높아질수록 매각보다 증여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부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총 자산은 30억원이상 50억원미만 31%, 50억원이상 100억원미만에 29%가 분포하고 있었다. 총 자산 중 53%는 부동산 자산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반해 대중부유층은 총자산 10억원 미만 구간에 절반 가량 분포하고 있으며, 자산 포트폴리오 중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6%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