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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취업자 증가 7만명대로 뚝…청년실업도 악화(종합)

김형욱 기자I 2018.06.15 10:47:34

통계청 5월 고용동향
취업자 수 4개월재 이례적 감소…2008년 국제금융위기 유사
실업률 5월 기준 18년만에 최저…청년 4분의 1 ‘사실상 실업’

취업자 수 전년비 증감 추이. (수치=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출처=국가통계포털)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최훈길 기자] 고용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건설업을 중심으로 일용·임시직이 크게 줄었고 청년실업률도 5월 기준 최고치를 찍었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5월 취업자 수는 2706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는 15세 이상 인구(5월 기준 4414만명)을 일을 하거나 일자리를 찾고 있는 경제활동인구(2818만명)과 비경제활동인구(1596만명)으로 분류하고 이중 경제활동인구를 다시 취업자(2706만명)와 실업자(112만명)로 분류한다. 특히 이중 취업자 수 증가 폭은 현 고용상황을 보여주는 가장 주요한 지표로 꼽힌다.

◇ 취업자 수 증감 추이 국제 금융위기 때와 ‘닮은꼴’

취업자 수 전년대비 증가가 10만명에 못 미친 건 2008년 국제 금융위기가 가시지 않은 2010년 1월(1만명 감소) 이후 처음이다. 특히 2~4월 3개월 연속 10만명대에 그치다가 5월 10만명 선이 무너진 건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 고용 상황이 안 좋다는 명확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통상 취업자 수는 매년 1넌 젼보다 30만명대, 많게는 90만명까지 늘어 왔다.

현 고용자 수 증가 추이는 당시 고용대란의 초기 모습과 닮았다. 금융위기가 가시화한 2008년 9월 고용자 수 증가는 10만명대로 내려앉았고 3개월 연속 10만명대를 기록했다. 그리고 4개월째인 12월 10만명 선이 무너졌다. 이후 본격적인 경기 침체로 1년 넘게 고용자 수가 감소 추세로 이어졌다.

건설업을 중심으로 임시·일용직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게 결정적이었다. 임금근로자(2018만7000명) 중 상용근로자(1374만1000명)는 32만명 늘었으나 임시근로자(498만4000명)와 일용근로자(146만3000명)는 각각 11만3000명, 12만6000명 줄었다. 여기에 자영업에 종사하는 비임금근로자(687만6000명)도 1만명 줄었다.

빈현준 통계청 사회통계국 고용통계과장은 “5월 고용동향은 4월과 비슷한 상황이었으나 건설업을 중심으로 일용직 감소가 컸던 게 차이를 벌렸다”고 설명했다. 안 그래도 주택 준공물량이 축소하는 등 업황이 안 좋은 가운데 5월 호우가 이어지며 건설업 임시·일용직 근무 기회가 줄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취업자 수 전년비 증감 추이. (수치=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출처=국가통계포털)


업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94만명·13만8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107만명·8만6000명↑)은 늘었다. 그러나 교육서비스업(185만명·9만8000명↓)과 제조업(451만명·7만9000명↓), 도매 및 소매업(371만명·5만9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226만명·4만3000명↓) 부진이 이를 상쇄했다.

빈현준 과장은 “교육서비스업은 학령인구(학생 수) 감소에 따라 30~40대 교습학원 위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제조업도 자동차·조선업 등 부진에 따라 2개월 연속으로 취업자 수가 현저히 감소했으며 제조업과 연관해 도·소매업 취업자 수도 6개월째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업률 5월 기준 18년만에 최고…청년층 두드러져

실업률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통계상 실업률이란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 중 취업하지 못하는 비율을 뜻한다. 그만큼 고용 환경이 나쁘다는 뜻이다.

5월 실업률은 4.0%로 지난해 5월(3.6%)보다 0.4%p 올랐다. 2000년 5월(4.1%) 이후 18년 만에 최고치였다. 청년(15~29세) 실업률도 10.5%로 1.3%p 오르며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5월 기준 최고치를 찍었다. 청년 체감 청년실업률을 보여주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도 23.2%도 1년 전보다 0.3%p 올랐다. 역시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후 5월 기준 가장 높다.

청년 인구 자체가 줄고 14만6000명을 뽑는 지방직 공무원시험 일정이 지난해 6월에서 5월로 당겨지며 실업률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네다섯 명 중 한 명은 입사시험을 준비하며 놀거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최악의 상황이란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고용 대란에 가까운 현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초 올 상반기 고용자 수 증가가 10만명대 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려했었다.

빈현준 과장은 “인구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어 수치상 취업자 수가 이전처럼 많이 늘어나기는 어렵다”며 “그런 와중에 그보다 빠르게 과당경쟁에 놓인 자영업과 제조·건설업 (고용)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2000~2018년 5월 실업률 추이. (수치=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출처=국가통계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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