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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가격 상승,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민정 기자I 2016.03.10 11:23:15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구리, 철강 등 주요 금속의 가격이 올 들어 반등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러한 금속 가격 상승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회의가 만연하다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구리 3월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0.3% 올라 1톤당 4879달러를 찍었고, 아연은 0.5% 올라 톤당 1769달러를 기록했다. 올 들어 1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구리 가격은 13.5% 올랐고 아연은 25%, 철강 가격은 57% 뛰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동산 시장 개선, 작년 금속의 과다 공급 등에 대한 기저 효과 등을 금속 가격 반등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금속 가격이 작년에 경험했던 바닥에서는 벗어났어도 호황기 때의 가격을 회복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다이넬 하인즈 ANZ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공급과잉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가격 반등에 대한 억지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의 반등 가격은 지난 5~6년간 가격 주기에서 보여진 반등 시기의 가격보다 낮다”고 분석했다.

강철 제품 딜러업체인 준다몰딩 체 웨이 매니저는 “철강 가격의 상승이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중국의 주택 시장이 계속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고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면 철강 가격에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속 가격의 마지막 주기적 호황기는 5년전이다. 당시 급성장하는 중국 산업 수요에 의해 가격이 뛰어올랐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금속 가격이 지속가능한 회복을 보이려면 중국에서 두가지 일이 일어나야 한다”며 “중국 정부가 신용을 확대하고 부동산 매매가 증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부동산 산업은 구리, 알루미늄, 강철 등 주요 글로벌 원자재의 가장 큰 소비처다.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 둔화가 글로벌 금속 수요 하락을 이끈 가장 큰 이유였다.

WSJ는 최근 중국 2월 수출이 25.4% , 수입이 13.8% 감소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구리, 아연, 니켈 등의 가격이 또다시 급락한 것이 금속 가격의 중국의 의존도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을 강조하면서 부양정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올 1월 중국 금속 수요가 작년 4분기 금속 수요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은데다 중국 정부의 정책의지가 과연 지속적인 금속 가격 회복을 이끌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도 여전히 있다.

중국 상하이에서 일하는 한 원자재 트레이더는 “중국 경제 펀더멘털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다만 당국의 의지에 힘입어 기대감이 반영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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