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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KCC측에 지분매입 요청은 사실"

문주용 기자I 2003.11.21 15:34:17

8월8일 창우리 선영에서 협조 요청

[edaily 문주용기자] 현대그룹이 정상영 KCC명예회장측에 경영권방어를 위해 현대엘리베이(017800)터의 주식매입을 먼저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명구 현대택배회장은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 명예회장측에 지분 매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으며 정 명예회장의 측근도 "현대측이 먼저 요청했던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는 전날 현정은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씨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290억원 부채중) 일부를 갚았는데 오히려 정 명예회장이 더 격노했고 그 이후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대량 매집하기 시작해 일이 더 커졌다"고 말한 것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특히 현대측은 그동안 현대가 먼저 지분매입을 요청한 적이 결코 없으며 이는 KCC측이 그룹을 흔들기 위해 음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나 강 회장에서 그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관련기사 edaily 11월14일 15시14분 "현대의 미래는?" 금강고려(002380)화학(KCC)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현대 고위층이 KCC측에 엘리베이터 지분매입을 요청한 것은 지난 8월8일 정몽헌 회장의 시신을 하관한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정씨 선영에서였다. 하관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서 정상영 명예회장, 고주석 금강고려화학사장에게 현대측 최고위층 2명이 협조를 요청했다. 김문희씨와 현정은 회장은 아니었으며 강명구 회장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문객들은 먼저 내려가 점심식사를 하는 중이었고 그 뒤를 정씨 일가들이 내려오는 길이었다. 현대 고위층은 "외국인들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등 M&A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적대적 M&A 같은데 방어할 방법이 없겠습니까"하면서 정상영 회장에게 협조를 요청해왔다는 것. 당시 8월12일 외국인 지분이 10%를 넘어섰고 수일뒤에는 12%까지 넘어섰다. 이에 따라 8월 19일 범 현대 일가는 현대엘리베이터 자사주 16.2%를 분산 매입, 우호세력으로 등장하게 된다. KCC 고위관계자는 "지분을 매입해달라고 해서 매입한 것인데 마치 빼앗아 간 것처럼 현대측이 말을 한다"며 "장내에서 매입한 것도 아니고,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사주를 그 회사가 팔지않고서 어떻게 범 현대가가 가질 수 있었겠나"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강명구 택배회장은 이날 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경영권에 위협을 느껴 정명예회장을 포함, 범현대가 전체에게 지원 요청을 했다"며 "경영권을 방어해 달라고 했지 경영권을 가져가 달라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어 "정몽헌 회장 사망 직후 외국인 매수세가 급등하면서 정명예회장측에 지분매입에 대한 지원요청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적대적 M&A로 귀결될 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밝혔다. 한편 KCC측은 정 명예회장이 몰래 지분을 취득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날짜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현 회장이 정 명예회장을 찾아와 "작은 아버지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5%를 사들인게 맞습니까"라며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명예회장은 "그것보다 많다. 11%가 넘어섰을 것"이라며 현 회장에게 분명히 대답했다는 것. 사모펀드를 통해 매입을 의미하는 듯한 이 발언은 그동안 지분매입사실을 현 회장측이 몰랐다는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처럼 KCC측이 지분을 매입하고 있는 사실을 현정은 회장측이 잘 알고 있었다"며 "갑자기 정 명예회장이 뒤통수를 쳤다는 식으로 비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김문희씨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이 정 명예회장에게 담보로 들어가게된 경위와 관련, "구조조정본부에 위임했었는데 그 쪽에서 가지고 있던 도장을 찍은 것이지 정식으로 담보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다"고 말한데 대해 KCC관계자는 "주인의 동의없이 도장을 함부러 찍었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구조본 직원들에게 책임을 물어 소송이라도 걸어야할 일이지, KCC를 비난할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KCC 고위관계자는 "정몽헌 회장의 상속과 관련, 부채와 재산과의 괴리가 너무 커 자칫 상속 자녀들이 상속하면 평생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게 아닌가하고 정 명예회장이 집안으로서 걱정했다"며 "상속포기를 강요했다는 말이 안되며 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집안어른으로서 충정을 갖고 한 조언이었다"고 반박했다. 전문경영인에 대해 평가에서도 정 명예회장은 "정몽헌 회장이 돌아가셨을때 장례중 `회장이 돌아가셨는데 그 주위에 있는 사람중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누구 하나 사표내는 사람도 없다. 이게 말이 되나"라고 비통한 심정으로 말을 한 적이 있다"며 "이 말이 와전된 것같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은 현대는 그들(기존 현대그룹 경영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잘 해나갈 사람들이라고 말한 적은 있다"며 "특정한 경영진을 겨냥해 퇴진을 언급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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