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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韓 잠재성장률 3.0~3.2%"..정부 목표치 달성 '희박'

하지나 기자I 2015.12.16 10:35:58

2015~2018년 추정 "저출산·고령화 인구구조 변화 반영"..작년 10월 3%대 중반 대비 하락
LG硏 2015~2019년 2.5%, KDI 2016~2020년 3.0% 추정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2015~2018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3.0~3.2%라고 밝혔다. 사실상 박근혜 정부가 지난해 2017년까지 잠재성장률 4%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희박해진 셈이다.

16일 서영경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전일 이뤄진 ‘2016년 이후 중기 물가안정목표 설정’ 기자설명회에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금융위기 3% 중반에서 2015~2018년 3.0~3.2%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가 취임한 이후 한은에서 구체적인 잠재성장률 수치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이주열 한은 총재는 통계기법에 따라 추정치가 다르게 나온다면서, 구체적인 잠재성장률 수치를 밝히는 것을 꺼려했다. 대신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3%대 초반이라고 대략적인 수준을 언급했을 뿐이다. 잠재성장률은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를 총동원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능력을 말한다.

심지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점차 떨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10월 이 총재는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3% 중반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잠재성장률은 1990년대 6.7%를 기록했으나 2000~2009년 4.5~4.6%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8~2009년엔 2.8~3.0%로 크게 하락했다. 2010~2012년에는 3.3~3.8%로 추정했다.

저출산, 고령화 등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와 더딘 구조개혁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내년 경제성장률이 2%대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같은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 우려 또한 확대되고 있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이번 잠재성장률 추산치는 저유가 등 공급요인보다는 인구구조 및 수출, 내수 성장경로 등 경제구조적인 측면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은이 발표한 잠재성장률 추정치는 다른 연구기관들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LG경제연구원은 2015~2019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2.5%로 추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2016~2020년 잠재성장률을 3%로 전망했다.

서 부총재보는 “잠재성장률은 무형의 추정방법이나 적용시기에 따라서 편차가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 “다음달에 조사통계월보에서 구체적인 산출 방식에 대한 내용이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을 고민해야하는데 지금 구조적인 상황에서는 노동 공급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면서 “여성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고, 자본을 양적·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잠재성장률 10년 평균치를 보면 3%대 내외로 낮아졌고, 최근에는 2%대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수출의 성장동력이 크게 낮아진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위원은 “2011년까지 수출 GDP성장기여도 7.5%까지 나왔는데 2012년부터 수치가 2~3%포인트로 낮아지고, 최근에는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계단식으로 수출 기여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일시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성장률 자체가 저하되고 있고, 계속 저하되는 과정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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