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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러 핵위협으로 아마겟돈 가능성 직면…푸틴 농담 아냐"

장영은 기자I 2022.10.07 11:57:58

바이든, 아마겟돈 언급하며 러 핵 사용 위협 강조
"푸틴, 전술핵 언급 농담 아냐"…러군, 우크라서 수세
백악관 "핵무기 사용 직접적인 징후는 없어"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핵위협에 대해 1962년 쿠바 이사일 위기 이후 가장 큰 위험이라며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 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AFP)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상원선거위위원회 리셉션 행사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위협이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처음으로 핵무기 사용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 상황을 동서 진영간 냉전이 고조되면서 러시아의 전신인 구 소련이 미국의 턱밑에 위치한 쿠바에 핵무기를 배치하면서 핵전쟁 발발 직전까지 갔던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에 비유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푸틴)가 전술핵이나 생화학 무기를 언급할 때 그건 농담이 아니었다”며 “우리는 존 F. 케네디(전 대통령)와 쿠바 미사일 사태 이후 아마겟돈(성경에 나온 인류 최후의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점령한 4개 지역을 병합하면서 “모든 영토 완전성이 위협받을 때 우리는 국가와 국민 방어를 위해 분명히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2차 세계 대전 때 미국이 일본에 핵무기를 사용한 전례를 거론하는 등 핵 무기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특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점령한 지역 중 일부를 빼앗기는 등 수세에 몰린 상황을 고려하면 전술 핵무기 등을 사용해 판세를 뒤집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술적 무기를 손쉽게 쓰면서 아마겟돈(과 같은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핵 보유국 간에 핵 억지력은 서로가 핵 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만 유효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백악관은 푸틴 대통령의 핵위협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징후는 없다고 거듭 밝혔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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