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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 오리진 롱런 비결은?"..웹젠 인터뷰 全文

김유성 기자I 2015.12.04 10:27:05

천 삼 웹젠 국내사업 3실장 인터뷰.."사용자와 함께 하는 게임" 추구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넥슨 ‘히트’와 넷마블 ‘이데아’ 등 대형 신작이 지난달 출시됐지만 웹젠(069080)의 모바일 게임 ‘뮤 오리진’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뮤 오리진은 지난달 30일 업데이트 이후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6위로 떨어지며 주춤한 모습이지만 지난 한 달간 2~3위권을 꾸준히 유지했다. 지난 4월 출시 이후 변함없는 모습이다.

뮤 오리진의 선전 속에 웹젠의 경영 실적도 크게 향상됐다. 지난 3분기 웹젠은 78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2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0억원으로 166% 성장했다. 온라인 게임 ‘뮤’ 이후 별다른 히트작 없이 기울어져 갔던 게임 기업의 ‘환골탈태’인 셈이다.

천 삼 웹젠 국내사업3실 실장과
다음은 천삼 웹젠 국내사업3실 실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일부 민감한 내용을 빼고 전문으로 실었다.

천 팀장이 꼽은 뮤 오리진의 성공 비결 첫번째는 ‘추억’이다. 14년된 온라인 게임 ‘뮤’에 대한 팬심과 이에 대한 추억 덕분에 뮤 오리진도 성공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두번째는 ‘사람’이다. ‘사용자’ 혹은 ‘유저’라는 사람을 연결짓는 끈끈한 고리가 뮤 오리진의 롱런을 가능케한 비결이라고 진단했다.

-‘뮤 오리진’, 예상보다 오래 간다. 이렇게 오래 갈 것이라고 생각했나?

△라이프 사이클로 봤을 때 개발전부터 오래 갈 것이라고 봤다. 준비도 많이 했다. 기본적으로 온라인 게임 ‘뮤’를 14년간 서비스 해왔다. 게임 안의 콘텐츠도 많다. 게임 밖의 콘텐츠도 많다. 유저들간의 이야기, 유저들간에 경험이나 추억도 많이 쌓여 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게임을 구성하는 콘텐츠다. 지금까지 콘텐츠가 많이 쌓여 있다보니 오래 갈 것이라고 봤다.

중국에서 게임을 개발했지만 중국 또한 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중국내에서 뮤는 국내 리니지 수준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에 이해도가 높았고 잘 만들어졌다.

서비스 론칭전 중국 시장에서 4개월간 서비스했다. 그곳 사용자 반응이나 지표를 선행학습을 했다. 한국 시장에 들어올 때 더 개선하고 서비스 안정도 많이 시킬 수 있었다.

또 한가지, MMORPG 특성이 있다. 유저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많다. 사실 게임 안에서 플레이하고 사용자끼리 협력하면서 유저간 콘텐츠가 쌓인다. 게임의 라이프 스타일은 사용자가 만들어가는 이야기에서 갈린다. 이게 관건이라고 본다.

중국에서 먼저 출시하고 국내에 서비스해 성과를 낸 경우는 웹젠 뮤 오리진이 처음이다. 기존에 중국에서 개발했던 게임보다 더 큰 성과를 거뒀다. 서비스도 확실히 오래갈 것이라고 본다.

-‘뮤 오리진’ 하면 ‘메이드 인 차이나’가 생각난다. 물론 지금은 중국과 한국간 기술력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해도 신경이 쓰일 것 같다.

△물론 내부에서 만드는 게 의미가 있다. 보기에도 좋을 수 있다. 다만 뮤 같은 굵직한 IP는 팬층이 가장 큰 무기다. 그 무기를 활용하는 데 있어 한국이나 외국이나 다를 게 없다. 해외 진출을 염두한다면 해외 개발사와 적극 협력하는 게 당연하다.

사실 중국 색깔이 강한 게임이 문제가 됐던 것은 CS(고객서비스) 환경이 달라서였다. CS에 있어서 중국 시장은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사용자들도

게임사에 불만 개진을 별로 하지 않는다. 한국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을 한다. 이같은 차이가 좀 있었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 예전에 우리가 알던 ‘중국 게임’의 수준을 벗어난지 오래다. 중국은 분기당 6000개의 모바일 게임이 나온다. 그 게임간에 치열한 경쟁을 한다. 차별화나 콘텐츠 부분에서 이미 경쟁에 단련된 것들이다. 말 그대로 경쟁에 강한 게임이다. 이 게임들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다.

중국 게임이냐 미국 게임이냐 이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중국 게임을 옹호하자는 게 아니다. 최근에 나온 ‘이데아’나 ‘히트’도 반갑다. 잘 만들었다. 국내도 그만큼의 기술력이 있다. 실제 예전에는 중국 시장 유통 게임의 80%가 한국 게임인 적도 있다.

그러나 이젠 중국 내부에서 좋은 게임이 나오고 있다.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또 한가지 언급하자면 중국은 한국보다 무선 망(셀룰러)이나 단말기 사양이 안좋다는 점이다. 그래서 와이파이(WiFi)에 접속해 하는 게임이 많다. 중국 개발자들은 이런 환경에서 게임이 잘 돌아가게 만들기 위해 최적화 작업을 많이 한다. 이것에 특화됐다.

예컨대 뮤 오리진을 한국에서 만들었다면 게임 용량이 1기가(GB)가 넘었을 것이다. 하지만 뮤 오리진은 300MB 정도다. 이런 최적화 기술 면에서는 우리가 배워야 한다.

-그렇다면 히트나 이데아 같은 대형 게임이 중국 시장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망이나 단말기 사정이 달라 쉽지 않을 것 같다.

△대도시의 망 환경은 많이 좋아졌다. 소도시나 지방도시는 여전히 열악한 면이 있다.

망 사정은 많이 좋아졌지만 중국내 단말기 사양은 여전히 떨어진다. 국내 제조사들이 워낙 프리미엄 고사양 폰을 잘 만들어 보급한 점과 비교된다. 히트나 이데아는 우리나라 환경에는 잘 맞는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상황이 다를 것이다.

-지난 11월30일 업데이트 이후 서비스 장애 얘기 얘기도 나왔다. 잘 마무리가 됐는지?

△이미 정상화됐다. 업데이트 이후에 일부 접속 오류가 있었던 부분이 있다.

참고로 지금은 단순 게임 판매가 아니다. 게임 출시 이후 끊임없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CS라는 개념이 모바일 게임에 도입되면서 수명이 훨씬 늘었다. 예전에는 단순히 판매만 되면 된다고 생각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후 관리를 어떻게 잘하느냐가 관건이다. 결국은 게임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이 반이라고 하면 서비스 운영 능력이 반이다. 이 두가지를 잘하는 회사가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이번 업데이트에 추가한 ‘결혼 시스템’도 이같은 연장선상인가?

△커뮤니티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사용자들 간에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틀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용자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장난감 등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중 하나가 결혼시스템이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이런 시도가 흔하다. 모바일 게임에서 드물었을 뿐이다.

끊임없이 사용자들이 협업해 만들어 놀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국내 게임도 이에 발맞춰 발전하고 있다. 예컨대 ‘레이븐’은 처음 나왔을 때는 캐릭터가 사냥도 혼자하곤 했다. 이제는 ‘레이드’가 기본이다. 길드(그룹)도 도입됐다. 뮤 오리진은 MMORPG를 지향한다.

사용자간 커뮤니티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누군가와의 소통이 강조되는 부분이다. 또다른 예를 들자면 킹닷컴의 캐주얼 게임도 한 판 한 판 이겨나가는 게 재미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게임을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이다. 애니팡도 게임 자체를 놓고 보면 너무나도 흔한 퍼즐 게임이다. 그런데 누군가한테 자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게 한국 모바일 게임의 발전에 도움을 줬다.

-사용자간 커뮤니티가 네이버 카페가 있겠고, 앱 마켓의 댓글도 일정 부분 커뮤니티의 기능이 있지 않을까?

△마켓은 이용자간의 커뮤니티라기 보다는 CS 공간에 가깝다. 플레이에 대감이나 서비스 오류 등을 지적하는 곳이다. 이용자가 게시물을 달면 관리자가 댓글을 달곤 하지만 예전 글을 본다거나 하기는 힘들다.

카페 외에 커뮤니티 공간은 헝그리앱이나 인벤 같은 사이트이다. 이곳에는 게임별로 다양한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다. 게임 밖 게시판 기능을 하는 셈이다. 캐릭터에 대한 평가도 한다.

게임 안에서 게시물을 올리고 열람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얼마전에 론칭했던 ‘엔젤스톤’이나 ‘슈퍼판타지워’ 같은 경우에도 게임 안 커뮤니티가 잘 돼 있다.

-뮤 오리진도 커뮤니티 기능이 잘 형성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뮤 오리진은 길드원끼리의 자생적인 커뮤니티가 잘 발달돼 있다. 길드원끼리 단체 카톡방을 만들고 게임을 하면서 소통한다.

같은 RPG인데도 여기 안에서 선호하는 유저층이 갈린다. 혼자서 하는 것을 좋아하는 유저가 있고 단체로 게임을 하는 것을 즐기는 유저가 있다. 우리 게임의 슬로건은 ‘함께하자’이다. 처음에는 ‘추억을 함께 하자’였다. 뮤와 관련된 사람들이 같이 추억을 공유하고 콘텐츠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 ‘사람과 함께 하자’이다. 그 다음에 ‘희망을 함께 하자’ 이다. 플레이를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람이다. 사람 중심의 이야기가 돼야 한다. 결국 모바일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 사람이 있다.

-사용자를 대상으로한 오프라인 행사는 활발한지?

△많이 하려고 준비중에 있다. 길드전도 지원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메르스 때문에 많이 못했다.

-최근 신작 대작이 많이 나왔다. 이데아, 히트도 그중 하나다. 이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업데이트를 했을 것으로 본다. 향후 준비중이거나 추진중인 게 있는지.

△사용자들에 줘야하는 것은 단순 ‘게임의 판매’가 아니다. 서비스다. 서비스에 대한 만족감을 줘야하는 게 모든 게임 회사의 기본적인 전략이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안정된 서비스에 사용자들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요소들이다. 이 게임은 서비스가 친절하고 계속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한다.

게임은 이제 놀이 문화다. 사용자들이 게임을 즐거워 해야한다. 우리는 게임에 열광하고 즐겁게 풀레이할 수 있어야 한다.

-뮤 오리진을 보면서 궁금했던 것 하나는 “후속작은 언제 나오나”였다. 크로스마케팅도 가능할텐데 신작 계획은?

△당연히 준비하고 있다. 예상보다도 잘됐고 지금도 좋은 순위에 좋은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뮤 오리진에 집중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CS가 중요한데 처음에는 우리도 서툴렀다. 서비스 초반 그렇게 많은 사용자가 몰릴지 몰랐다. 인력이 부족했다. 전화 대응조차 잘 못했다. 지금은 잘되고 있어 신작을 준비할 것이다. 상반기에 3~4종 정도다.

-마지막 질문이다. 본인이 한국 모바일 게임 업계를 진단해본다면?

△최근에 업계에서 이런 말이 돈다. ‘극 과 극의 시장이 됐다’고. 모바일 시장이 태생적으로 그런 부분이 생길수 밖에 없다. 무한경쟁 체제다. 모바일 게임은 혼자 만들어 서비스할 수도 있다. 누구든지 마켓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굉장히 많은 게임이 나오고 있다. 사용자들한테 눈길조차 받기 쉽지 않다.

이 수많은 게임에서 우리 게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어마어마한 노력을 해야한다. 어떻게 보면 좋은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노출이 안되거나 돈이 없어서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 온라인 시장을 놓고 봤을 때는 큰 회사들도 잘됐지만 작은 회사도 경쟁에서 단련이 잘됐다. 작은 회사만의 스피드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활용해 성공한 케이스도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도 이같은 차원에서 봤을 때 성공하는 회사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기회는 분명히 존재한다. 웹젠도 기회를 찾아 이를 현실로 만들었기 때문에 주목받았다.

시장 차원에서 봤을 때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은 맞다. 하지만 현 오픈마켓의 장점은 해외 시장 진출이 어느 때보다 쉽다. 이에 대한 도전을 국내 개발사들도 많이 할 것이라고 본다. 국내 모바일 시장이 힘들다고 해도 우리나라 개발사들은 이를 해치고 나갈 저력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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