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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독주 막아라’ 야권 잠룡들 ‘꿈틀’

김영환 기자I 2016.09.04 16:19:06

더민주 전대서 친문 세력이 득세하면서 야권 잠룡 이른 시점에 대권 의지 내비쳐
손학규, 더민주·국민의당·제3지대 중 어디로 복귀하느냐 따라 구도 요동칠 전망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부터 야권 잠룡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사실상 친문 세력이 독점하다시피한 더민주 당내 세력 재편에 야권 대선 주자들이 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김부겸 의원이 대권 도전 의사를 공식화한 데 이어 정계 복귀 시점을 고심하던 손학규 전 고문까지 합세,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대권 경쟁에 속도가 붙고 있다.

◇당권 쥔 친문, 숨고르기..野 잠룡 제동걸기

8·27 전당대회를 통해 추미애 당대표를 비롯, 각 지역 최고위원과 부문별 최고위원을 친문 진영이 싹쓸이하면서 이를 보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야권 대선 주자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문 전 대표는 민감한 정치 현안에는 말을 줄이면서 민생·안보 현장을 주로 찾고 있다. 친문 진영의 득세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일 손 전 고문이 정계 복귀를 선언하면서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을 때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도 침묵을 이어 나가다 “오늘은 인사드리러 온 거니 그냥 지나가게 해달라”면서 끝내 말을 아꼈다.

반면 안 지사와 김부겸 의원은 이르게 기지개를 켜면서 문 전 대표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있다. 특히 안 지사는 “김대중·노무현의 못 다 이룬 역사를 완성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동교동도 친노도, 친문도 비문도, 고향도, 지역도, 대한민국 근현대사 100여 년의 시간도 뛰어넘어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문이 장악한 당내 상황을 에둘러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여기에 더민주 전대 이후 정계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에 화답이라도 하듯 손 전 고문이 오랜 침묵을 깨면서 야권의 대선 시계가 크게 앞당겨졌다. 손 전 고문은 “나라를 구하는데 저를 아끼지 않고 죽음을 각오로 저를 던지겠다”고 했다. 지난 7월 29일 “더는 물러설 데가 없다”며 사실상 정계복귀를 선언한 데 이어 갈수록 발언 수위를 올리고 있는 셈이다.

◇더민주냐 제3지대냐 ..孫 복귀에 야권 ‘요동’

사실상 정계 복귀 선언과 동시에 대권 도전 의지까지 드러낸 손 전 고문이 어디로 향할지는 야권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4·13 총선에서 더민주가 예상과 다르게 승리하고 8·27 전대에서도 친문 진영이 당권을 휘어잡으면서 갈수록 영향력이 줄어드는 손 전 고문은 최근 국민의당 인사들과 잦은 접촉을 하면서 시선을 끌고 있다.

손 전 고문의 진로에 대해서는 친정인 더민주 복귀 예상부터, 국민의당을 택할 가능성, 제3지대 주도론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손 전 고문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담소를 나눴고 안철수 전 상임대표와도 막걸리 회동을 가지면서 국민의당 행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박 위원장은 그간 손 전 고문에게 국민의당 행을 거듭 종용해왔다. 비공개로 진행된 막걸리 회동을 안 전 대표 측이 공개한 것을 두고 손 전 고문을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지원 위원장은 “저도 충분히 이야기했고 안철수 전 대표와 손 전 대표가 많은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좋은 결정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의 공식 복귀 시점과 복귀 지역 선택이 임박해지면서 야권의 대권 지형도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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