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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방 이용 안 하니"…노래방 업주 폭행·협박한 일당 9명 검거

김범준 기자I 2023.04.20 12:00:00

중국동포 출신 모여 '가리봉동보도협회' 결성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 보도방 운영 독점
미이용 노래방 40곳 폭행·협박하고 영업 방해
경찰, 총책 구속 송치 등 조직 일망타진…일부 마약 혐의도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자신들이 운영하는 보도방을 이용하라며 노래방 업주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협박한 중국 재외동포 범죄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죄조직 ‘가리봉동보도협회’ 일당들이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 노래방 업소들의 영업을 방해하는 모습.(사진=서울경찰청)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20일 브리핑을 열고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 노래방과 단란주점 등 40곳 업주들에게 폭행과 협박을 일삼은 범죄조직 일당 7명을 검거하고 지난 4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 이 중 총책 A(40대·한국 귀화)씨 등 주요 가담자 4명을 구속했다고도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지난 2021년 11월부터 가리봉동 일대에서 노래방 접대부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인 ‘가리봉동보도협회’를 결성했다. 이후 일대 보도방 운영 독점을 위해 지난 1월부터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보도방 6개 업체를 하나로 통합해 범죄조직을 구성한 혐의(형법상 범죄단체 조직죄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단체구성의 죄)를 받는다.

이들 일당은 조직을 이끄는 총책, 자금 관리와 연락을 담당하는 관리책, 접대부를 노래방에 공급하는 행동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대화방을 통해 총책의 지시에 따라 일대 노래방 업소들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보도방을 이용하지 않는 일대 노래방 업주들을 찾아가 칼을 들고 위협하는 등 폭행·협박(폭행 및 특수협박 등)하고, 업소 입구를 차량으로 막거나 허위 신고를 하는 등 영업을 방해(업무방해 및 강요죄 등)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 칼에 찔리는 상해를 입은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2월 범죄조직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달부터 수사를 벌이며 개별 검거하는 등 이들 일당을 모두 체포했다. 또 압수수색 과정에서 흉기와 마약류 투약 도구를 발견해 압수했다. 이들은 모두 중국 연변 일대 조선족 출신으로 이 중 총2명은 귀화했고 1명은 영주권자, 나머지 6명은 F4 비자를 받은 중국인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의 수사가 이뤄지는 동안에도 버젓이 활동을 하며 활개를 쳤다. 이들이 운영하는 보도방 소속 약 30명의 여성 접대부들은 모두 중국인들로, 한국으로 유학 왔다가 귀국한 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노래방 업주들은 총 40명으로, 대부분 중국인이 운영하는 업소지만 일부 한국인 업장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무등록 불법 직업소개소를 운영한 2명을 추가로 확인해 직업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함께 검거해 지난 14일 검찰에 송치했다. 총 9명의 피의자 중 중 4명은 필로폰 양성 반응이 검출되는 등 마약류 투약 및 보관·수수 사실도 확인되면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추가로 입건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 관계자는 “외국인 밀집 지역 일대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하고, 예방적 형사 활동을 통해 범죄 분위기를 사전에 제압하는 등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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