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美 금리인하 기대 후퇴에…재생에너지업계 '우울'

이소현 기자I 2024.04.05 11:18:45

인플레·고금리 '이중고'…中 기업 저가 공세 '위기'
美대선 변수…트럼프 당선시 'IRA' 미래 불투명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건설사업은 차입이 많은 경우가 많은데, 고금리는 사업의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태양 에너지 패널 시스템(사진=게티이미지)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금리 인하 시기가 멀고 금리가 계속 오르면 기업은 자금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없어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서도 태양광 관련 기업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이미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자재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리오도스 글로벌 에쿼티 임팩트 펀드의 아리얀 펄스 펀드매니저는 “재생에너지 기업들은 높은 금리, 비용 상승, 복잡한 프로젝트 구조 등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어려운 경영환경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대표적인 친환경 상장지수펀드(ETF)인 ‘iShares Global Clean Energy(IGCE)는 지난 몇 년 동안 하락세다. 2021년 1월 29.80달러로 30달러에 육박하던 이 펀드는 현재 13.82달러로 최근 3년여간 약 50% 급감했다. 최근 1년 수익율은 -28.68%로 3분의 1가량 떨어졌다.

뉴욕증시에서 재생에너지 기업들도 힘을 못 쓰고 있는 모습이다. 태양에너지 기업인 넥스트라 에너지 파트너스(NEP)는 2021년 10월 86.30달러에서 현재 29.32달러로 66% 급감했다. 태양광 발전용 패널 제조업체인 퍼스트솔라(FSLR)도 1년 전보다 약 20% 저렴해졌다.

닛케이는 앞으로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에 희소식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가 누그러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중국을 방문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청정에너지 관련 제품의 과잉생산에 따른 덤핑 우려를 중국에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변수는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통과시킨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IRA는 재생에너지 부문에 상당한 보조금을 제공하며,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

이미 보수 진영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에 권고안을 담아 정리한 정책 어젠다 ‘프로젝트 2025’에서 IRA 탈퇴를 명시적으로 권고했다. 헤리티지재단은 “차기 행정부는 IRA의 세금 감면과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미국의 금리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꺾일수록 관련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폴 구든 애널리스트는 “청정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는 금리에 매우 민감하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