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의대생 늘린다고 소아과 하겠나” 의대증원 공개 비판

홍수현 기자I 2024.06.20 13:53:51

교사 대상 콘서트 자리에서 의견 밝혀
"의사는 도제식 교육, 많은 수 양성 불가"
"필수의료 시스템부터 갖춰야"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이국종 대전국군병원장이 의대 정원 확대가 필수의료 의사 확보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병원장이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입장을 공식 석상에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이 지난 2월15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국군대전병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병원장은 19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지역 교사들을 대상으로 열린 ‘명강연 콘서트’에 참석해 “현재 의료계는 벌집이 터졌고 전문의는 더 이상 배출되지 않아 없어질 것”이라며 “‘필수의료과가 망한다’는 말은 내가 의대생이던 30~40년 전부터 나왔다. 이는 정부 정책의 실패”라고 했다.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선 “의사 교육은 강의식이 아닌 선후배 간 일대일 도제식으로 이뤄져 함부로 많은 수를 양성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30년 전과 비교해 소아과 전문의는 3배 늘었고 신생아는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정작 부모들은 병원이 없어 ‘오픈런’을 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의대생을 200만명 늘린다고 해서 소아과를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이 병원장은 “정권이 달라지면 의료 정책도 달라진다”며 “지금 의사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내가 전문의를 취득한 1999년에는 의사가 너무 많아 해외로 수출해야 한다고 했고, 얼마 전까지는 미용으로 의료 관광을 육성한다고 하더니 이젠 필수의료를 살려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해외에서 한국 같은 ‘응급실 뺑뺑이’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미국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의사와 간호사가 대기하고 있다”며 “일본이 1800번의 닥터헬기를 띄운다면 한국은 미군헬기까지 동원해도 출동 횟수가 300번이 안 된다. 이런 게 필수의료이고, 이런 시스템부터 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병원장은 “앞으로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아 사라질 것이다. 현재 (의료계가) 몇 달째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서도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계 집단행동

- '전공의 없는 병원' 현실화…커지는 의료붕괴 공포[이슈포커스] - 전공의 1만2000명 무더기 사직…대통령실 "상급병원 47곳 체질개선 진행" - 의대 교수들 "하반기 전공의 모집, 꼼수...필수의료 몰락 이어질 패착"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