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AI펀드 한푼도 못건진다…무역금융도 `반토막`

전재욱 기자I 2020.02.14 11:10:06

모펀드 2종에 달린 자펀드 120종 자산평가 결과
레버리지 일으켜 부실자산 담은 펀드 `최악`
TRS 낀 무역금융 펀드 손실률 50% 예상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 가운데 AI 스타 1.5Y 1호, 2호, 3호 등 3종 투자자는 투자금을 한 푼도 환수하지 못한다. 잔뜩 대출을 낀 상태에서 최악의 자산을 편입하는 두 가지 악재가 겹친 결과다.

환매중단 라임자산운용 자펀드 손실 규모(자료:라임자산운용)
◇라임AI 초토화…“전액 손실”

라임자산운용은 14일 앞서 환매를 중단한 모펀드 2종에 달린 자펀드 120종에 대한 ‘실사결과 및 기준가격 조정’ 자료를 내어 이 사실을 확인했다.

라임자산운용은 “해당 펀드 3종은 증거금보다 편입자산의 가치가 더 하락해 현재로서 투자자의 펀드 납입 자금이 전액 손실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AI 1~3호 등 해당 펀드 3종은 TRS를 계기로 레버리지를 100% 일으킨 상품이다. 이런 이유에서 이날 기준 순자산 가치 하락분(492억원)은 순자산 가치(472억원)를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펀드 120개 가운데 TRS 구조가 적용된 펀드는 AI펀드 3종을 포함해 모두 29종이다. TRS펀드는 그렇지 않은 펀드보다 손실률이 더 크게 잡혔다. TRS 구조를 띤 AI프리미엄 등 자펀드 2종은 최소 61%에서 최대 78%, 그외 펀드 24종은 최소 7%에서 최대 97%까지 각각 기준가가 하락했다.

반대로 TRS 구조를 사용하지 않은 자펀드 91종의 기준가격 하락률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자펀드 39개가 담긴 Top 2펀드는 18~48%, 플루토 1Y에 얽힌 자펀드 16개는 46~48%, 그외 펀드 36종은 0.4%~48% 각각 기준가가 떨어졌다.

◇최악은…`TRS+부실자산`

자펀드 기준가는 모펀드와 별개의 자산을 편입했는지와 TRS구조를 썼는지에 따라 크게 희비가 갈렸다. 모펀드와 개별 자산을 같이 편입한 자펀드는 지난 10일 발표한 모펀드 기준가격 하락분만큼 손해를 봤다.

이런 펀드는 자산의 등급에 따라 기준가가 조정됐다. 우선 라임 플루토 FI D1호(모펀드)이 담은 자산(평가금액 9373억원)을 우량한 순서 대로 A(2937억원), B(3656억원), C(5450억원)으로 분류했다. 회수율은 A자산이 100%는 넘지만, C자산은 14%에 그쳤다. 마찬가지로 라임 테티스 2호(모펀드)의 자산(평가금액 2424억원)을 같은 방식으로 A~C로 구분했다. 이들의 회수율은 A는 최소 92%, C는 최악에 24%다.

자펀드가 FI D1호와 테티스 2호에서 구분한 자산(A~C등급)을 얼마큼씩 담은지에 따라 기준가격이 차등으로 하락했다. 개중에는 모펀드와 별도로 투자한 자산에서 손해를 본 자펀드도 있었다. 이런 상품은 모펀드 하락분에 별도 자산 하락분까지 이중으로 손해가 발생했다.

치명타는 TRS를 사용한 자펀드에서 발생했다. 레버리지 비율만큼 추가로 기준 가격을 조정받았기 때문이다. 기준가가 최악으로 떨어진 자펀드는 모펀드와 함께 C자산을 담은 상태에서 개별로 C자산에 투자를 했고, 이 과정에서 TRS레버리지를 100%를 일으킨 것이다. 모펀드와 함께 A자산을 담고 TRS를 쓰지 않은 자펀드가 상대적으로 회수율이 높게 나온 것은 최상의 사례다.

◇무역금융도 반토막 예정

아직 실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플루토 TF 1호(모펀드_무역금융펀드)도 주로 TRS방식을 쓴 탓에 우려가 따른다. 더구나 무역금융펀드는 미국 IIG의 폰지사기에 얽혀 있어서 상당 부분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TRS까지 겹치게 된 처지다. 라임자산운용은 “무역금융펀드는 납입 담보금 대비 2배 이상의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있다”며 “무역금융 펀드 기준가는 약 50%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라임자산운용은 “펀드 환매는 수익자의 보유 지분에 따라 지급하는 안분배분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분배분은 수익자의 지분 비중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산을 나누는 방식이다. 예컨대 3억원치 자산을 A와 B가 1대 2의 비중으로 갖고 있다면, A에게 1억원과 B에게 2억원을 각각 배분하는 식이다.

라임자산운용은 부실이 발생한 투자자산 회수를 위해 추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담보 설정 및 소송 등을 진행 중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최대한 많은 금액을 회수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투자자와 금융투자업계에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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