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증권사들, '무더기 하한가 사태' 주범 CFD 신규 가입·매매 차단

양지윤 기자I 2023.04.28 09:55:17

삼성·한투 일시적 전면 중단
KB증권, 9개 종목 CFD 거래 막아
하나증권, 신용잔고 높고 유동성 낮은 종목 선별 관리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
CFD, 무더기 급락 촉발 비판에 선제적 조치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진원지가 된 차액결제거래(CFD)에 대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들이 신규 가입과 매매를 중단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SG증권 창구에서 쏟아진 8개 종목과 신용잔고가 높고 유동성이 낮은 종목을 선별해 CFD 거래 차단에 나섰다.

이데일리 DB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전날 오후 6시부터 국내·해외주식 CFD 서비스 신규 가입을 일시 중단했다. 지점에서 CFD 계좌를 개설하는 것도 차단했다. 비대면 계좌 개설은 가능하지만 서비스 가입은 막아뒀다. 지난 26일에는 국내외 CFD 계좌의 신규 매수·매도 주문을 중단했다. 기존 보유잔고에 대한 청산거래만 가능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도 내달 1일부터 국내외 CFD 계좌에서의 전 종목 신규 매매를 중단한다. 다만 이미 잔고를 보유한 고객만 청산매매를 할 수 있다.

KB증권은 지난 24일 국내주식 CFD 종목군의 증거금률을 기존 50%에서 100%로 높여 거래를 막았다. 다올투자증권(030210)을 비롯해 금양(001570), 대성홀딩스(016710), 세방(004360), 삼천리(004690), 서울가스(017390), 선광(003100), 하림지주(003380), 다우데이타(032190) 등 9개 종목이다. 이중 금양을 제외한 8개는 SG증권을 통해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종목이다.

KB증권 관계자는 “현재까지 CFD 신규매매 중단 계획은 없으나 특정 종목의 CFD 거래시 증거금률을 100%로 지정하는 등 리스크관리 중이며 현재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 역시 8개 종목에 더해 신용잔고가 높고 유동성이 낮은 종목에 대한 CFD 거래를 선별적으로 막았다. 기존 거래 고객들의 서비스는 유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CFD 거래 고객이 거의 없는 데다가 평소 보수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SG증권발 무더기 급락 사태가 발생한 배경의 하나로 국내 증권사들의 CFD 서비스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자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CFD는 현물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초자산의 진입가격과 청산가격 간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다. 최대 2.5배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가능하며, 정해진 증거금률을 유지하지 못하면 반대매매를 통해 강제 청산된다.

거래 구조상 투자 주체가 노출되지 않아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활용될 위험이 있고, 투자 주체가 외국계 증권사로 잡혀 수급 착시 현상을 부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하락장에 추가 반대매매를 촉발시켜 시장 자체가 출렁일 수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 주재로 이날 오전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개인 투자자에 대한 신용공여와 CFD 리스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전성 관리를 당부할 예정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