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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심 잡아라…'밀리터리' 마케팅에 꽂힌 중기

강경래 기자I 2022.01.20 11:14:43

시노텍스, 장병 겨냥한 '마스크 군인세트' 출시
'죽염' 인산가, 헤어 제품군 군납 온라인몰 입점
수년전 군납 나선 '닥터지', 실적 중 상당수 차지
"사병 월급 많이 올라…전역 후 '충성' 고객 될수도"

시노텍스 ‘마스크 군인세트’ 마스크와 광고모델 쯔양 (제공=시노텍스)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마스크 브랜드 시노텍스는 ‘앱솔루트 MB 마스크’ 등으로 구성한 ‘마스크 군인세트’를 최근 출시했다. 군인세트는 전투복과 어울리는 카키와 다크그레이 색상으로 만들었다. 군부대에선 현재 장병에 매일 마스크를 보급한다. 하지만 장병 개인이 제품을 선택할 수 없고, 여기에 크기도 맞지 않아 피부트러블과 함께 귀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와 관련, 식약처 KF94 인증을 마친 앱솔루트 MB 마스크는 고탄성 부직포 귀끈을 적용해 장시간 착용해도 귀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시노텍스 측은 설명했다. 여기에 분진포집효율 99%, 누설률 3%로 안전성도 강화했다. 시노텍스 관계자는 “국군 장병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마스크 군인세트를 정가에서 50% 할인한 금액에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중소·중견기업들이 군인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밀리터리 마케팅’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 새 사병 월급이 크게 오르면서 군인이 또 하나의 소비 주체로 떠오르는 한편, 전역한 뒤 잠재적인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군납 시장을 주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죽염 종가’ 인산가(277410)는 △안티헤어로스샴푸 △헤어트리트먼트 △스칼프 스케일러 헤어 등 헤어 제품군을 군납 인터넷쇼핑몰 ‘WA몰’에서 최근 판매하기 시작했다. ‘씨실’(SEASEAL) 브랜드로 판매 중인 헤어 제품군은 인산가가 만든 죽염을 주원료로 사용한다. 자연 유래 성분을 95% 이상 사용한 이들 헤어 제품은 탈모 증상 완화 기능도 한다.

인산가는 우선 올해 말까지 해당 제품을 WA몰에서 판매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했다. 이후 추가로 기간 연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WA몰은 국군 장병 외에 군인 가족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인산가 관계자는 “국군 장병과 군인 가족들을 대상으로 인산가 씨실 브랜드를 알리는 한편, 안정적인 판매유통 채널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이 운영하는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닥터지’는 일찌감치 군납을 통해 실적 ‘점프업’을 일군 사례다. 2017년부터 군납에 착수한 닥터지는 이후 군납 물량이 꾸준히 늘면서 연평균 매출액 50%라는 높은 성장률을 이어갔다. 특히 2020년 매출액 1555억원 중 50%가량이 군납에서 발생했다. 그 결과, 닥터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화장품 업체들이 대부분 역성장한 2020년과 지난해에도 매출액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밀리터리 마케팅은 이제 기업들 사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기업들은 최근 몇 년 새 사병 월급이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을 주목한다. 실제로 국방부에 따르면 사병 월급(병장 기준)은 지난해 60만 8500원에서 올해 67만 6100원으로 11%가량 올랐다. 아울러 2025년에는 96만 2900원, 2026년엔 99만 1800원까지 늘어난다. 심지어 최근 정치권 일각에선 사병 월급을 200만원까지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병 월급이 급격히 늘면서 기업들 입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고객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여기에 복무 기간 21개월(육군 기준)을 마친 뒤 사회 각지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잠재적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런 이유로 최근 기업들이 밀리터리 마케팅을 주목한다”고 덧붙였다.

인산가가 군부대에 납품 중인 ‘씨실’ 헤어 제품군 (제공=인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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