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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예산서 45.7조원 못 썼다…불용률 8.5%로 역대 최고

권효중 기자I 2024.02.08 11:09:23

기재부 '2023년 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국세수입 334.1조, 경기 불황 여파에 결손 56.4조
예산 불용 45조7000억원…2007년 이후 최고치
사실상 불용은 10조8000억원 수준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해 경기 악화에 따라 국세 수입이 52조원 가까이 줄어들며 ‘세수 부족’이 나타난 가운데, 예산에서 다 사용하지 못한 불용 금액 역시 늘어나 역대 최고 수준인 45조7000억원에 달했다. 다만 기재부는 국세수입 감소에 따른 지방교부세 감액 등을 제외한 ‘사실상 불용’만 보면 10조80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지난해 국세 51.9조 덜 걷혔다…2년째 세수부족

기획재정부는 8일 ‘2023 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를 통해 지난해 총세입이 497조원, 총세출이 490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총세출과 총세입의 차액인 결산상 잉여금은 6조5000억원이고, 여기서 이월액 3조9000억원을 차감한 세계잉여금은 2조7000억원이었다.

지난해 대외경제 악화 등으로 인해 국세 수입은 전년보다 51조9000억원 줄어든 34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추계치 대비로는 56조4000억원이 부족했다. 지난해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법인세(23조2000억원 감소)가 전년 대비 22% 넘게 덜 걷혔고,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위축에 따라 양도소득세(-14조7000억원)도 감소했다.

국세수입과 세외수입을 더한 총세입은 497조원으로 전년 대비 77조원 감소했다. 예산 대비로도 37조원 감소한 규모다. 총세출은 예산 현액 540조원 중 490조4000억원을 집행(집행률 90.8%)했고, 전년 대비 69조3000억원 줄어들었다.지난해 이월액은 3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2000억원 감소했다.

결산상 잉여금(총세입-총세출)에서 다음 회계연도의 이월액을 제외한 세계잉여금은 2조7000억원이다. 이중 일반회계에서는 364억원, 특별회계에서는 2조6000억원이 발생했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오는 4월 중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처리되며, 특별회계 세계잉여금은 각 특별회계 근거법령에 따라 세입 처리된다.

‘다 못쓴’ 불용 예산 45.7조원…“사실상은 10.8조원”

예산 현액에서 총세출과 이월액을 제외한 ‘불용 규모’는 45조7000억원이다. 불용률은 8.5%로 기재부의 예산회계시스템 ‘디브레인’이 도입된 2007년 이후 최대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재부는 국세 수입 감소에 따라 자연스럽게 감액 조정되는 지방교부세(18조6000억원), 회계와 기금 간 중복 계상되는 내부거래(16조4000억원) 등을 제외한 ‘사실상 불용’은 10조80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하반기 재난·재해가 평년 대비 적었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세웠던 예산 지출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이뤄지지 않으며 예비비 불용 규모는 3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에 예비비 불용까지 제외한 사업비 불용만 놓고 보면 7조5000억원으로, 전년(6조8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김수영 기재부 회계결산과장은 “하반기 재난 발생이 줄었고, 코로나19 확산 억제로 인해 예비비 지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며 “사업비 불용 역시 지출 소요 감소, 사업계획 변경 등에 따른 것인 만큼 작년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통상 세수 부족이 발생하는 해에는 결산상 불용액이 늘어나는 추이를 보인다. 김 과장은 “세수부족이 1% 이상 발생했던 지난 2013년과 2014년에도 평년 대비 결산상 불용액이 늘어났다”며 “개별 회계상 발생하는 불용액을 단순 합계하는 ‘결산상 불용액’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부는 사실상 불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자체의 경우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여유 재원을 사용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전년 역시 목표 수준대로 관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이번 마감 실적을 기초로 기금 결산을 반영해 ‘국가 결산 보고서’를 작성 후 감사원의 결산검사를 거쳐 오는 5월 3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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