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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대만 대장주 주가 펄펄 나는데 삼성전자는?

박종화 기자I 2024.02.16 14:01:06

토요타, 7년 만 삼성전자 제치고 亞시총 2위 탈환
AI 반도체 수요 앞세운 TSMC, 사상 최고가 경신
토요타도 日기업 최초 순익 4조엔 달성 전망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아시아 시가총액 빅3 순위가 뒤집혔다. 1위인 대만 TSMC가 인공지능(AI) 바람을 바탕으로 독주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7년 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2위를 탈환했다.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노리는 토요타와 달리 삼성전자는 AI 훈풍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게 희비를 가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사진=삼성전자)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5일 종가 기준 아시아 시총 1위 기업은 TSMC(엔화 기준 86조 8000엔)다. TSMC는 대만 증시에서 이날에만 7.9%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장중 한땐 오름폭이 9.8%에 달했다.

TSMC는 AI 시대 핵심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AI 학습·구동에 필요한 최첨단 반도체를 TSMC에서 위탁생산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엔비디아를 견제할 AI 반도체 스타트업 파트너 중 한 곳으로 TSMC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TSMC가 애플로부터 첨단 패키징 제품을 수주했다고 소식이 전해졌다는 소식도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데 기여했다.

같은 날 토요타(55조 1000억엔)도 삼성전자(54조 9000억엔)를 제치고 아시아 시총 2위로 올라섰다. 이달 6일 일본 기업 최초로 시총 50조엔을 돌파한 지 9일 만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8월 이후 7년 6개월 만에 토요타에 뒤처지는 처지가 됐다.

토요타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올랐다. 전반적인 일본 증시 활황에 실적 개선 기대감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토요타는 이달 초 토요타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순이익 전망을 3조9500엔(약 35조원)에서 4조 5000억엔(약 39조 9000억원)으로 상향했다. 전년보다 순익이 84% 늘어날 것이란 뜻이다. 이 같은 전망이 맞는다면 토요타는 일본 단일 기업 최초로 순익 4조엔 달성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된다.

토요타의 실적 개선 요인으론 출하량 증가와 가격 인상, 엔저에 따른 수출 호조 등이 꼽힌다. 토요타는 지난해 1030만대에 이르는 차량을 판매하면 4년 연속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를 사수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토요타의 주력인 하이브리드차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토요타 주가 강세가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 토요타의 목표 주가를 3600엔으로 상향했다. 15일 종가(3382엔)과 비교하면 6%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대만과 일본 대장주가 고공 행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부진한 요인은 무엇일까.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AI 훈풍을 제대로 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선 삼성전자 점유율은 38%로 1위 SK하이닉스(53%)에 밀리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TSMC에 45.5%p 점유율 차이로 뒤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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