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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달말 기준 국내 동전 발행잔액은 2조3600억8500만원으로 집계됐다. 발행잔액은 전체 동전을 발행한 금액에서 한은으로 다시 돌아온 환수액을 뺀 것이다.
한은이 찍어내 은행을 통해 시중에 유통시킨 10원, 5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들 중 한은으로 다시 돌아온 것을 제외한, 현재 시중에 돌아다니고 있는 동전의 전체 규모다. 발행잔액은 올 2월부터 8월까지 꾸준히 줄어들며 역대 최장 기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는 동전이 돌아다니기에 특히 더 안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전자지급결제대행 서비스를 이용한 건수는 작년 하반기와 비교해 32%(하루평균 기준) 늘어났다. 소비가 줄어드는 속에서도 온라인 거래는 늘어났다는 거다. 코로나19로 밖에 나가질 못하니 슈퍼에 가서 살 물건도 인터넷쇼핑으로 대체했다는 건데, 그나마 동전을 쓸 법했던 일도 카드같은 다른 수단으로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는 특히 500원짜리가 한은으로 돌아온 금액이 시중으로 나간 금액을 앞선 것이 전체 시중 동전 잔액 규모를 줄이는데 주요하게 작용했다. 100원짜리는 지난 2017년 처음으로 한은으로 돌아온 규모가 시중으로 나간 규모를 앞질렀는데, 올해는 100원보다 금액이 5배나 많은 500원도 이같은 현상을 보이면서 시중에서 돌아다니는 동전 잔액 규모가 급감한 것이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시중으로 나간 500원짜리 동전은 108억5700만원인데 비해, 돌아온 규모는 195억5000만원에 달했다. 개수로 세보면 한은이 내보낸 500원짜리 동전수는 2171만 4000개에 그친 반면 회수한 동전 수는 3910만개나 됐다.
한은이 여유 금고를 열어 시중은행에 쌓여있던 동전을 흡수해온 것도 올해 시중 동전 규모를 줄이는데 영향을 미쳤다. 물건 등을 결제할 때 현금을 사용하는 비중은 2017년 36.1%에서 지난해 26.4%로 떨어질 만큼 최근 몇년간 이어져온 추세다. 이때문에 시중은행들은 금고에 쌓이는 동전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결국 한은이 시중은행 금고에 쌓여있던 동전을 5월부터 회수해 온 것이다. 실제 거래에 사용되지 않고 똑같이 금고에 쌓여 있어도 시중은행 금고에 있으면 유통되는 동전으로 잡히지만 한은 금고에 돌아오면 환수액으로 잡힌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가 좋아지고 나빠짐에 따라 한은에서 나가고 들어오는 동전 규모에 얼마간의 변동은 있을 수 있지만 현금사용이 줄어드는 현상은 뚜렷한 만큼 추세적인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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