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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전일 대비 2.56%(1700원) 내린 6만460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따상(시초가격이 공모가격의 두 배를 기록한 후 상한가)’을 기록한 이후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한 것입니다.
상장 초까지만해도 카카오게임즈는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주식이었습니다. 청약 증거금으로 1억원을 넣어도 손에 쥘 수 있는 주식은 5주에 불과했습니다. 상장 첫날에도 3000만주를 상한가에 사겠다고 달려들었지만, 고작 56만주만 거래되는데 그쳤습니다. 더 오를 거라는 기대감에 희소성은 더 커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장외거래가 활발해졌습니다. 장외주식거래 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과 K-OTC BB에 제시된 카카오게임즈 매수 호가는 7만4000원~7만5000원에 달했습니다. 공모가보다 3배나 높지만 10만원 이상으로 상승할 거라는 기대감에 매수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던 것입니다.
상장 첫날 시초가 4만8000원이었던 카카오게임즈는 6만2400원, 다음날 8만1100원으로 2연상(이틀 연속 상한가)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의 기록행진은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상장하자마자부터 외국인투자자와 기관은 5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섰습니다. 지난 7일 동안 외국인은 1288억원어치를, 기관은 1259억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이미 충분히 이익을 실현했다고 본것입니다. 개인은 7거래일 연속으로 사들여 누적 순매수규모만 4791억원에 이릅니다. 하지만 하락세는 막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국내 주식시장을 이끌어온 개인투자자들이었지만 카카오게임즈와 관련해서는 힘을 못 쓰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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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적 공모주 맹신 교훈 삼아야
공모주에 대한 맹신은 SK바이오팜(326030)에서 시작됐습니다. 시가총액 3조8373억원이었던 SK바이오팜은 IPO 이후 3연상(3거래 연속 상한가)을 기록하며 시총 19조원을 기록했습니다. 모회사인 SK(034730)(당시 18조7510억원)를 웃도는 수준이어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이후로도 이틀 더 상승세를 보이면서 장중 한때 26만9500원까지 오르기도 했죠. 공모가인 4만9000원과 비교해보면 5배 이상 상승했던 겁니다.
이러한 SK바이오팜의 학습효과로 빚을 내서라도 청약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늘기 시작했고 이후 청약을 진행한 37개사 중 23개사가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신화는 신화일 뿐입니다. SK바이오팜도 이후 조정국면에 들어가 18일 17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상장 후 최고가와 비교하면 36% 가량 빠진 겁니다. 코스피시장에서 SK바이오팜은 시총 25위, SK는 19위입니다.
SK바이오팜도 상장 초기에 뜨거웠다가 조정을 보였고, 카카오게임즈는 증시 데뷔 후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만큼 무차별적인 공모주 맹신은 경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물론 공모가격에 공모주를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장외에서 훨씬 높은 가격으로 매수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337930)은 이날 공모가(1만3000원)보다 300원 내린 1만270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독립리서치 ‘리서치알음’의 최성환 대표는 “현재 국내 시장을 지탱하는 원동력은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인데 이런 대국민적인 ‘주식 광풍’은 추가적인 금융위기 발생시 국민의 재정상태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IPO기업들을 무작정 상한가로 따라서 매수하는 행위, 재무적인 확인도 없이 투자하는 행위, 실체를 알 수 없는 전문가 말만 듣고 투자하는 행위 등을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