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 할렘 브룬틀란 전 전 노르웨이 총리는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진행된 제2회 세계여성경제포럼(WWEF)에서 ‘여성이 어떻게 세상을 이끄는가’에 대한 주제로 이배용 전(前) 국가브랜드 위원회 위원장과의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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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총리재임 시절 정부 내각을 8명의 여성 각료와 9명의 남성 각료로 구성하는 등 정치권에서의 남녀평등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그가 정치계에 입문했을 당시 15%에 불과하던 여성위원 비율은 현재 40%까지 확대됐다.
그가 정치권에서 성공적인 남녀평등을 이끌어낸데는 정당이 확고한 입장을 견지한 것뿐만 아니라 여성의 역량 강화 또한 중요하게 작용했다. 브룬틀란 박사는 “막연하게 남성이 여성보다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전통적인 인습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고를 전환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한데 그런 면에서 법을 규정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정치권은 다른 분야에 비해 접근성이 용이하다”면서 “노르웨이도 정치분야에서 남녀평등을 이루고 관련 정책을 주도적으로 펼치는 과정에서 여성의 유능함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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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재 노르웨이는 1살때 부터 모든 아이들이 보육시설에 맡겨지고 있다”면서 “여성의 육아 부담을 해소하면서 여성이 계속 경력을 쌓고, 남자와 똑같이 경쟁할 수 있는 사회적인 구조를 만드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여성인권이 신장됐지만 여전히 나아가야할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남녀평등이 하나의 원칙으로 사회에 자리잡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감시하지 않으면 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남녀 차별은 성별의 문제가 아닌 기회의 차별”이라며 “이를 해소하면 사회 전체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르웨이는 이러한 인식변화까지 50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한국은 이러한 경험과 실패를 토대로 이보다 더 빨리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