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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옥스퍼드대, 부유층 학교 이미지 벗는다

김기훈 기자I 2012.07.12 14:02:23

저소득층 학생 지원위해 5330억 장학기금 마련
유명 벤처투자가 모리츠 부부 출연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영국 유명 사립대학인 옥스퍼드대학이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3억파운드, 우리 돈으로 5330억원에 달하는 장학기금을 조성한다. 등록금 비싸기로 유명한 옥스퍼드대가 가난한 학생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전경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옥스퍼드대는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업체인 세쿼이아캐피털의 마이클 모리츠 부부의 출연금을 바탕으로 ‘모리츠-헤이먼 장학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장학기금은 옥스퍼드대 출신의 유명 벤처 캐피털리스트 모리츠와 그의 아내인 소설가 해리엇 헤이먼이 7500만파운드를 출연하고, 대학 측과 다른 기부자들이 힘을 보태 총 3억파운드로 조성된다. 이는 유럽 고등교육기관 장학기금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장학금은 영국의 새 학기가 시작된 이후인 오는 10월부터 매년 100명의 학생에게 지급된다. 이들 학생은 졸업 때까지 연간 1만1000파운드씩 받는다. 대학 측은 연소득 1만6000파운드 이하 가정 출신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앤드루 해밀턴 옥스퍼드대 부총장은 “장학금은 학생들의 선택을 제한해 온 모든 장벽을 제거해줄 것이며,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에게 매우 후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임브리지대와 함께 영국 최고 사립 명문대로 꼽히는 옥스퍼드대는 비싼 수업료 때문에 부유층과 귀족들을 위한 대학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신입생 가운데 45%가 사립고등학교 출신일 정도다. 따라서 이번 장학금은 세간의 비난을 무마시키는 것과 동시에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한편 장학금 조성의 일등 공신인 모리츠는 실리콘밸리의 마이다스로 불리는 벤처투자가로, 1970년대 이 대학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에서 역사를 전공했다. 그는 이미 5000만파운드를 모교에 기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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