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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공모가 밑도는 신규등록주..IPO시장 얼어붙나

권소현 기자I 2001.07.04 19:41:36
[edaily] 전일 등록한 텔넷아이티(43220)이스턴테크(51530)놀로지의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떨어지면서 연달아 시장조성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신규등록주의 약세는 최근 나라엠앤디와 인터스타테크놀로지의 시장조성 사례와 맞물려 IPO 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등록 첫날 7.5%와 2.4% 상승하는데 그친 텔넷아이티와 이스턴테크놀로지는 이날 하루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전일보다 11.3%, 10.0% 떨어졌다. 종가는 각각 6200원과 7200원으로 공모가인 6500원과 7800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신규등록주의 약세가 계속되자 투신사 증권사 등 일부 기관에서는 수요예측 단계에서부터 공모가를 낮게 써내는 "공모가 후려치기"가 성행하고 있다. 또 공모가가 높게 형성돼 있으면 아예 물량을 받지 않는 경우마저 속출하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 설명이다. 동양증권 안영남 연구원은 "최근들어 공모가가 본질가치에 비해 과다하게 할증됐다고 판단, 기관들이 배정물량을 안 받는 경우도 있다"며 "공모시장이 살아났던 5월과 6월 공모주 물량을 경쟁적으로 확보하려 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공모 주간을 맡은 증권사도 수익가치와 본질가치 등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산정하는 추세다. 수요예측을 기초로 결정된 가중평균가격의 상하 30% 내외에서 공모가를 결정하기 때문에 발행사와의 공모가 협의단계에서도 가능한한 낮은 가격으로 공모가를 결정하고자 한다. 지난달 26일과 27일 공모청약을 실시한 엔에스아이는 발행사와 주간사의 의견차이로 공모가 결정에 진통을 겪었으며 이번주 공모청약 예정이었던 다반테크는 공모가에 대해 주간사와 의견이 맞지 않아 수요예측까지 실시하고도 공모청약을 포기하기도 했다. 당시 다반테크의 기업공개 실무를 맡았던 굿모닝증권 관계자는 "다반테크의 본질가치와 가중평균가격이 각각 2만1500원, 2만4000원인데 비해 발행사가 3만원 이상의 공모가를 요구해와 합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기업공개팀의 조재형 담당자도 "대부분의 증권사가 시장조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미래 예상 수익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산정, 공모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규등록주들의 시장 조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조성이 된다 하더라도 "별로 손해볼 것 없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이스턴테크놀로지의 주간을 맡았던 미래에셋의 이구범 이사는 "이스턴테크는 본질가치 6629원보다 17.6% 높은 7800원으로 공모했기 때문에 할증폭이 크지 않다"며 "시장상황이 좋아져 회사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다면 오히려 주간사 입장에선 시장조성으로 인한 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긍정적인 시각에는 최근 신규등록주의 약세가 전적으로 시장상황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깔려있다. 동양증권의 안영남 연구원은 "신규등록주는 전체 코스닥 지수와 연동성이 크다"며 "최근 등록한 종목들의 공모가는 본질가치보다 할증폭이 크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이구범 이사는 "이스턴테크놀로지의 회사가치는 상당히 좋은 편이지만 최근 신규등록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됨에 따라 종목 자체의 가치가 외면당하는 것 같다"며 "회사가치를 알리기 위한 IR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신규등록주 약세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를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부분 등록초기 약세를 보이는 것은 투신 등 기관이 공모물량을 대거 털어내기 때문이다. 현 제도상 공모물량의 50%를 하이일드펀드를 운용하는 기관에 우선 배정토록 돼 있고 나머지 20%를 우리사주조합에, 일반 기관투자자와 일반인이 각각 15%의 물량을 받게 된다. 한 실무자는 "우선배정받은 기관들이 받은 공모물량을 초기에 대거 털어내는 바람에 주가가 왜곡되고 있다"며 "기관이 집중 매도로 개인투자자들도 분위기에 휩쓸리는 경향이 있어 아예 우선배정제도를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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