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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장르별 인기 공연, 뒤늦게 정리해봤습니다[알쓸공소]

장병호 기자I 2024.03.08 13:00:00

연극·뮤지컬·클래식·국악·무용 등
지난해 티켓 판매액 상위 10위 작품들
스타 마케팅 등 흥행 법칙이 티켓 판매로
특정 장르·작품·아티스트 쏠림 현상 우려

‘알쓸공소’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공연 소식’의 줄임말입니다. 공연과 관련해 여러분이 그동안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는, 혹은 재밌는 소식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24년도 어느새 3월로 접어들었습니다만, 오늘은 2023년 공연계 이야기를 잠시 하려고 합니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얼마 전 ‘2023년 총결산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지난해 각 장르별로 티켓 판매가 높았던 공연은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연극·뮤지컬, 스타 마케팅 통했네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한 장면. (사진=쇼노트)
연극은 스타 배우들이 출연한 공연, 그리고 대학로 오픈런 공연이 인기였습니다. 티켓 판매액 상위 10개 공연은’, ‘셰익스피어 인 러브’, ‘파우스트’, ‘한뼘사이’, ‘테베랜드’, ‘쉬어 매드니스’, ‘라면’, ‘아마데우스’, ‘나무 위의 군대’, ‘불편한 편의점’, ‘라스트 세션’ 등입니다.

대학로 오픈런 공연(한뼘사이·쉬어매드니스·라면·불편한 편의점) 4편을 제외하면 나머지 6편은 대부분 영화, 드라마 등으로 인지도 있는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들이었습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 ‘파우스트’는 연극임에도 티켓 가격을 9~10만원대로 책정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오픈런 공연의 경우 티켓 가격은 낮지만 공연 회차·티켓 예매수·티켓 판매액이 월등히 높아 상위권에 랭크됐습니다.

뮤지컬은 티켓 가격이 비싼 대극장 뮤지컬이 티켓 판매액 상위 10위 안에 올랐습니다. ‘오페라의 유령’(서울), ‘레베카’, ‘베토벤’, ‘오페라의 유령’(부산), ‘물랑루즈!’, ‘데스노트’, ‘멤피스’, ‘캣츠 오리지널 내한’(서울), ‘시카고’, ‘벤허’ 등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작품성과 대중성을 검증 받은 작품의 재공연이 많았는데요. 이들 사이에서 ‘베토벤’, ‘멤피스’가 신작으로 유일하게 순위에 올라 눈길을 끕니다.

대극장 뮤지컬을 제외한 뮤지컬 티켓 판매액 상위 10개 공연도 공개됐는데요. ‘레드북’, ‘빨래’, ‘이프덴’, ‘여신님이 보고계셔’, ‘트레이스 유’, ‘장수탕 선녀님’, ‘할란카운티’, ‘비스티’, ‘와일드 그레이’, ‘알사탕’ 등입니다. 뮤지컬 마니아들이 지난해 사랑한 작품들이라 할 수 있겠네요.

클래식, 대중매체 기반 공연 위주 기형적 시장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공연 중 피아니스트 조성진과의 협연 장면. (사진=빈체로)
지난해 클래식은 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이 줄지어 이어지면서 성황을 이뤘는데요. 그러나 티켓 판매액 상위 10개 공연은 대중매체를 기반으로 한 공연이었습니다. ‘월트디즈니 100주년 기념 콘서트 더 사운드 오브 매직’, ‘팬텀싱어4 콘서트’(서울), ‘스즈메의 문단속 공식 필름 콘서트’(서울), ‘포레스텔라 페스티벌’, ‘포레스텔라 콘서트 더 라이트’(서울), ‘김호중 클래식 콘서트 트바로티’, ‘팬텀싱어4 콘서트’(인천), ‘포레스텔라 콘서트 더 로얄’(서울), ‘포레스텔라 콘서트 더 로얄 앙코르’(서울), ‘원신 콘서트’ 등이 가장 많은 티켓 판매액을 기록했습니다.

순수 클래식 공연만 보면 지난해 고가의 티켓 가격을 자랑한 해외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그 중에서도 ‘클래식 스타’ 조성진·임윤찬이 협연한 공연들이 단연 인기였습니다. ‘키릴 페트렌코 & 베를린 필하모닉’(11월 11일), ‘키릴 페트렌코 & 베를린 필하모닉’(11월 12일), ‘빈 필하모닉 내한공연’(11월 8일), ‘정명훈 &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뮌헨 필하모닉 내한공연’, ‘빈 필하모닉 내한공연’(11월 7일), ‘안드리스 넬손스 &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시더스그룹과 함께하는 울림 Ⅵ 위대한 대한민국’, ‘뮌헨 필하모닉 & 임윤찬’, ‘서울시오페라단 모차르트 마술피리’ 등입니다.

국악·무용, 특정 공연 쏠림 현상 심화

국립창극단 창극 ‘정년이’의 한 장면. (사진=국립극장)
국악과 무용은 특정 공연 쏠림 현상이 크게 나타났습니다. 국악의 경우 국립창극단 ‘패왕별희’, ‘정년이’, ‘베니스의 상인들’, 국립국악원 상설공연 ‘토요명품’, 국립극장 기획공연 ‘세종의 노래’를 제외하면 소리꾼 장사익의 부산·광주·수원·청주·고양 공연이 10위권에 올랐고요. 무용은 ‘션원 월드투어’ 서울 공연을 제외하면 발레가 인기였습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국립발레단은 ‘호두까기 인형’, ‘돈키호테’, ‘고집쟁이 딸’을 순위권에 올렸고요. 파리 오페라 발레 ‘지젤’,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소피아 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등도 티켓 판매액이 높았습니다.

지난해 티켓 판매액 상위권 공연을 보면 스타가 나오거나, 이미 잘 알려진 작품들이 많습니다. 티켓을 구매하는 관객 입장에선 이런 공연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겠죠. 다만 특정 장르·작품·아티스트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건강한 시장을 만드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도 됩니다. 흥행의 법칙을 깬 작품이 올해는 다수 나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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