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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체제에 균열 가할 국민의당 창당 본격화

강신우 기자I 2016.01.10 17:40:03

국민의당, 창당 발기인대회에 2000여명 참석
안철수·김한길 따로 발언 안해···사당화 경계
더민주 현역의원 탈당러시에 교섭단체 가시화
새정치 퇴색 우려에 현역의원 여론 검증론도

안철수 신당의 새 이름인 ‘국민의당’ 창당 발기인대회가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하지나·강신우 기자]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인 ‘국민의당’이 10일 발기인대회를 열고 창당을 본격화했다. 당 기치로는 ‘미래를 향한 담대한 변화’를 내걸었다. 기존 정당과 차별화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구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이 줄줄이 탈당하면서 원내교섭단체 현실화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다만 새로운 정치를 표방한 당 노선이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인사 부실검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 현역 의원들의 입당도 여론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새 정치 대장정” 창당 본격화··· 원내 3당 구성도 코앞

국민의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었다. 발기인과 지지자 등 2000여명이 모였다. 발기인 등록 인원은 1978명이다.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는 윤여준 전 장관과 한상진 교수가 맡았다. 발기인 참여 인사로는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김현수 전 대구 대명중학교 교장·윤만식 광주전남 민예총 대표 등 공직자·교육계·시민사회·문화계 등 다양한 분야의 참석자들이 눈에 띄었다.

한 공동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정치변화를 바라는 많은 국민들이 발기인에 참여해 주셨다”며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담대하게 새 정치의 대장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참여 문호개방 △정치인 시민의 적극적 소통 △참여적 정당조직을 창당 방향으로 정했다.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인 안철수·김한길 의원은 따로 모두발언을 하지 않았다. 안철수 신당이 아닌 ‘국민의당’으로 당명을 공식화만큼 사당화(私黨化)를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창당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새누리당과 더민주 외에 제3교섭단체 구성도 멀지 않은 분위기다. 더민주를 탈당한 의원들이 속속 국민의당 행(行) 티켓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양당 체제에 균열을 가할 원내 3당은 2000년대 들어 지난 2003년 열린우리당에 이어 13년만이다.

김한길·김동철·김영환·문병호·유성엽·임내현·황주홍 의원 등 7명의 현역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한 데 이어 권은희·최재천 의원의 추가 합류가 유력한 상황이다. 여기에 주승용·장병완·박혜자 등이 탈당 유력 인사로 거론되고 김관영·노웅래·최원식 의원 그리고 박지원·김영록·이윤석·박영선 의원도 탈당 후보군에 올랐다.

임내현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1분기 정당보조금 지급 시기인 2월 15일) 보다 더 빨리 교섭단체를 만드는 길이 없는지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인사 부실논란에 주춤···“조정·통합관리가 관건”

창당 본격화와 함께 교섭단체 구성도 코앞에 두고 있지만 우려도 나온다. 인사 부실검증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자칫 ‘새 정치’라는 당 노선에 금이 가는 순간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8일 호남 출신 고위직 인사 5명을 첫 영입인사로 발표했지만 3시간여 만에 전격 취소했다. 5명 가운데 3명의 인사가 비리 혐의 연루로 논란을 빚어서다. 안 의원은 “의욕이 앞서다 보니 오류와 실수가 있었다”며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안 의원 측은 “(교섭단체 구성 인원 20명 중) 19명이 모여 1명이 모자란다고 해도 당의 철학에 부합하지 않는 분은 모시지 않을 것”이라며 “현역 의원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부패전력이나 결격사유가 없고 새로운 당 함께 만드는데 가치나 생각이 부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결격 사유가 있는 의원은) 스스로 국민 여론이나 이런 것들을 감안해서 본인들이 결정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국민의당이) 기존 정당과 같은 문제점에 노출됐을 때 해결하는 과정에서 차별화를 보여야 한다”면서 “공천 문제나 당 주도권 다툼 그리고 다른 신당과의 연합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올 텐데 얼마나 잘 조정하고 통합하느냐가 결국 국민 지지율로 연결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박주선 의원은 통합신당(가칭)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통합신당은 보수·진보의 낡은 이념정치에서 벗어나 건전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가 융합하는 중도개혁 민생정당을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각 신당 세력의 통합논의 촉진을 위해 1월 말까지 신당 창준위원장이 참석하는 ‘창준위원장 연석회의’를 제안하고, 필요하다면 각 신당의 창준위원장을 직접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국민의당이 천정배 의원 중심의 국민회의나 통합신당,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신민당 등 신당세력과의 통합작업을 어떻게 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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