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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6일 쏜 단거리 발사체에 대해서는 우리 측과 미국 측의 초기 분석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이를 방사포로 추정했는데 이 경우 북한의 행동에는 해석의 여지가 생긴다.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급 완성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방사포로 위협을 한 데서 결국 ‘대화’를 원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뒤따른다.
한미연합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겨냥해 북한은 늘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주장하면서 도발을 감행해왔다. 북한은 지난해 8월 UFG 기간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한 발을 시험발사했고 그에 앞선 지난 2015년에는 대북 확성기 방송에 반발, 경기도 연천에 로켓포로 추정되는 포탄을 발포한 바 있다.
동해 상으로 방사포로 추정되는 포탄을 발포했다면 한국과 미국의 UFG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소규모의 도발을 감행하면서 한편으로는 도발 수위를 낮춰 당장의 미국의 압박으로부터는 벗어날 수 있었다는 계산이 선다. 선군절을 되새기면서도 북미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발표처럼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었다고 하더라도 미국 본토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북한의 대응 수위는 이전보다는 낮았다. 아울러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발사체 발사 시점에 맞춰 백령도 점령 훈련 사진을 하면서 미국 자극보다는 대남 압박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도 해석된다.
문제는 돌아오는 9월9일 북한 정권의 건국 기념일이다. 지난해 북한은 이 시기에 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도발을 다시 감행할 경우 한반도는 다시금 격랑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통일부 당국자는 “작년(건국절)에도 북한의 핵실험이 있었다”며 “관련 동향들을 함께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대화 가능성 자체에 대해서 거듭 부인하고 있다. 27일 노동신문은 논평을 통해 “우리의 핵억제력은 그 어떤 대화나 협상탁에 올려놓고 논의할 흥정물이 아니다”며 “우리가 남조선 괴뢰들과 핵문제를 논하는 일은 추호도 없을 것”이라고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