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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동호회]디지털의 중심에서 아날로그를 꿈꾼다

김인경 기자I 2014.04.27 21:00:00

이문락 코스콤 주말텃밭동호회 회장 인터뷰
고양에서 27명 회원의 200평 농사..힐링은 물론 봉사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사실 매일 이진법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다 보니 아날로그적인 것, 흙에 대한 동경이 강했습니다”

27일 코스콤 주말텃밭동호회 회장인 이문락 코스콤 인프라사업부장은 매주 흙을 밟고 자신의 농작물을 가꾸는 삶을 행복이라고 말했다.

코스콤은 증권과 파생상품시장의 전산 인프라를 운용하는 전산전문기관. 우리나라 금융산업 ‘디지털’부문의 정수다. 그러나 디지털 홍수의 스트레스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푸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주말텃밭동호회다.

지난 2011년 창설된 주말텃밭동호회는 27명의 회원이 함께 한다. 그러나 매번 함께 하는 회원들의 가족까지 합치면 실제 회원수는 50명 이상이다.

이들은 경기도 고양시 서오릉에 약 200평의 주말 텃밭 농장을 가꾼다. 회원마다 5~10평의 제 몫을 담당한다. 올해부터는 20평의 공용텃밭도 마련했다.

최근에는 날이 좋다보니 매주 농장을 찾는데, 서로의 텃밭을 보며 조언도 하고 원두막에서 막걸리도 한잔 하며 이야기도 나눈다. 직원 가족도 함께 만나다 보니 한층 더 친해지고 인간적으로 다가가게 된단다. 흙과 햇볕, 또 녹음을 접하다보니 저절로 힐링도 된다.

일상으로 돌아와 디지털 업무를 하면서도 네이버 밴드를 통해 농작물 이야기와 비료 계획 등을 이야기하고 안부도 전한다. 이렇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농사를 고민하다보니 이 부장은 자연스럽게 유기농업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하게 됐다.

주말텃밭동호회의 가장 큰 이벤트는 회원들과 가족들이 모여 함께 삼겹살 파티다. 아버지를 따라 주말 텃밭에 찾아오는 건 초등학생 자녀만이 아니다. 이 부장의 고등학생과 대학생 아들도 이날이면 아버지의 정성이 담긴 상추를 먹는다. 이 부장이 더 정성을 들여 농사를 짓는 이유다.

이 부장은 “진짜 농사를 짓는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텃밭을 가꾼다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생각을 하고 계획을 하는 것”이라며 “어렸을 때 집안일을 도와 농사를 짓는 것이나 일손을 거드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이라고 말했다. 노력을 투입해 자신이 원했던 결과물을 산출하는 순간, 그 보람이야 말로 진짜 농사의 매력이라는 것.

주말텃밭동호회는 이제 완연한 봄이 온 만큼, 고추나 가지, 토마토 같은 열매채소를 심을 계획이다.

올 가을에는 무나 배추를 키워 코스콤 대외협력부가 진행하는 김장 봉사활동도 지원할 계획이다. 친환경 농법을 쓰는데다 회원들의 마음까지 담겨있는 만큼, 봉사의 의미는 한층 더 깊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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