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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민은행 또 지준율 인하 시사, 추가 유동성 공급 임박

이명철 기자I 2024.03.22 11:01:27

인민은행 부총재 “지준율 여전히 인하 여지 있다”
판궁성 총재도 이달초 인하 시사, 경기 부양 의지
中 관영 매체 “중요한 시기, 2분기 한번 더 인하”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또 다시 지급준비율(지준율·RRR) 인하를 시사했다. 최근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는 동결했지만 시중 유동성 공급을 위한 다른 조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중국 인민은행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2일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인 쉬안 창넝은 지난 21일 국무원이 개최한 투자·재정·금융 정책 관련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통화정책은 충분한 정책 여력과 풍부한 도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급준비율은 여전히 인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지준율이란 은행이 쌓아둬야 하는 예금의 비중을 말한다. 갑자기 대규모 자금 인출 수요가 있을 때 은행이 현금을 갖고 있지 않으면 파산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일정 비중을 갖고 있도록 규정으로 정해놓고 있다.

지준율을 낮추게 되면 은행은 그만큼의 예금을 대출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두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각각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지난달 5일에는 지준율을 0.5%포인트 추가 인하해 시중에 장기 유동성 약 1조위안(약 185조원)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민은행이 지난달 5년 만기 LPR을 한차례 인하하고 지준율 인하폭도 키우자 본격적인 통화정책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생겼다. 하지만 인민은행은 이달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와 사실상 기준금리 LPR을 모두 동결하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이 급격한 금리 인하를 꺼리는 이유는 미국과 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위안화 약세, 시중은행 순이자마진(NIM) 하락 압력 때문이다. 반면 지준율을 낮추는 것은 위안화나 은행 이익과 큰 연관이 없기 때문에 유력한 대안으로 꼽혔다.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도 이달 6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통화 정책 수단은 여전히 풍부하고 통화정책은 충분한 여지가 있다”며 “현재 중국 은행업 전체의 지급준비율은 평균 7%로 향후 인하 여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전날 쉬안 부총재 역시 지준율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조치가 임박했음을 알린 것이다. 쉬안 부총재는 “중국의 통화·신용 재고 규모는 여전히 크고 경제 구조조정 등이 향상됨에 따라 경제의 고품질 발전을 더 잘 지원할 수 있다”며 “통화와 신용 규모의 성장세에서 실물 경제에 대한 금융 지원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글로벌타임스·G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2분기에 지준율이 한 번 더 인하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예일대 선임 산업연구원인 비앤 용주는 GT에 “(지준율 인하는) 기업이 생산‘장비 업그레이드에 투자하도록 장려하고 소비자 지출을 자극할 수 있다”며 “올해의 절반 정도가 가까워짐에 따라 지금은 경제 발전을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부양 조치를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중국 경제학자인 티앤 윤도 “선진국에 비해 중국의 인플레이션 수준은 매우 낮아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 없이 지급준비율을 낮춰 유동성을 풀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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