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미국의 긴축 강도가 시장 예상보다 가팔라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되고 중국 경기부진이 심화되는 상황에선 유출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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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채권 수익률이 신용등급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고 장기 투자 성향을 지닌 공공자금의 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채권 투자액 중 중앙은행, 국부펀드 및 국제기구 등 공공자금의 투자 비중이 6월말 61.9%를 기록했다. 2020년말 71.7%보단 낮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주식 투자자금의 경우 코로나19 위기 과정에서 외국인 포트폴리오 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됐고 올 상반기에 주가가 이미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는 점도 추가 유출 가능성을 제한한다. 7월말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은 26.4%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5월(26.4%)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과거 금리 역전기에도 자본은 유입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직전 세 차례 정책금리 인상기 동안 한미간 금리는 모두 역전됐고 최대 역전폭은 87.5~150bp(1bp=0.01%포인트)에 이르렀으나 외국인 증권 투자 자금은 이 기간 169억~403억달러 순유입됐다.
외국인 증권 투자금 유출입에는 내외 금리차(통안증권 금리에서 미 달러 리보 금리 차감) 뿐 아니라 환율 전망,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 투자자의 투자 전략 등과 같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예컨대 상업은행 등의 자금은 차익거래를 중심에 두기 때문에 스와프 레이트가 큰 폭으로 하락해 차익거래 유인이 확대될 경우 오히려 자금 유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한은은 “외국인 투자자는 투자 성향이 상이한 다양한 주체들로 구성돼 있고 각 주체별로 금리 역전기 또는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양상이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내외금리차 역전에도 투자 전략 차이 등에 따라 차별화된 증권 투자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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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언급한 글로벌 리스크 요인은 연준의 긴축 속도 가속 및 강도 확대, 우크라이나 전쟁 확전, 중국 경기부진 심화 등이다. 문제는 이런 리스크 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증권 자금의 대규모 유출은 내외 금리차 역전보다 2008년 금융위기, 2015년 중국 금융불안, 2020년 코로나19 위기 등과 같은 글로벌 리스크 이벤트 발생에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에 주목하면서 외국인 증권투자금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