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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의 애국 의지 깃들어…'이순신 장도' 국보 된다

이윤정 기자I 2023.06.22 14:13:35

이순신이 직접 지은 시구 새겨져
충무공 역사성 상징…중요한 가치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충무공 이순신(1545∼1598)의 숭고한 정신과 애국 의지가 깃들어 있는 장도가 국보가 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이순신 유물 일괄’ 가운데 칼 한 쌍을 ‘이순신 장도(長刀·긴 칼)’라는 명칭으로 국보에 지정할 예정이라고 22일 예고했다.

‘이순신 장도’(사진=문화재청).
이순신 장도는 길이가 약 2m로, 크기와 형태가 거의 같은 한 쌍의 칼이다. 칼자루는 나무에 어피(魚皮·물고기의 가죽)를 감싸고 붉은 칠을 했다. 칼자루를 잡았을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금속판을 댄 뒤 검은 칠을 한 가죽끈을 교차해 감은 형태다.

칼날에는 이순신의 흔적이 엿보인다. 몸체가 196.8㎝인 칼의 칼날 위쪽에는 이순신이 직접 지은 시구인 ‘삼척서천산하동색’(三尺誓天山河動色·석 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가 떨고)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또 다른 칼에는 ‘일휘소탕혈염산하’(一揮掃蕩血染山河·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하를 물들인다)‘ 시구가 새겨져 있다. 이는 ‘이충무공전서’(1795)에 있는 기록과 일치한다.

칼자루 속에는 ‘갑오년 4월에 태귀련과 이무생이 만들었다’는 뜻의 ‘갑오사월일조태귀련이무생작‘(甲午四月日造太貴連李茂生作)이라는 글귀가 있어 제작 시기와 제작자를 알 수 있다. 칼은 조선시대 도검에서 보이는 전통 양식을 따르고 있다. 칼자루를 단단하게 쥘 수 있도록 가죽끈을 ’X‘자로 교차해 감은 방식 등을 볼 때 일본 칼의 요소를 일부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순신 장도’는 충무공의 역사성을 상징하는 유물로서 가치가 크다. 또한 제작연대와 제작자가 분명하고, 제작 기술과 예술성 역시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다. 1795년 간행한 ‘이충무공전서’에는 후손들이 칼을 보관해왔다는 기록이 있다. 제작 시기를 고려하면 약 200년간 가문에서 보관한 셈이다.

문화재청은 기존의 ‘이순신 유물 일괄’에는 요대(腰帶·허리띠)를 보관하는 함을 추가하고, 복숭아 모양 잔과 받침의 명칭을 우리말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이순신 유물 일괄에는 갓 위를 장식하는 옥공예품인 옥로 1구, 허리띠인 요대와 보관함 각 1건, 복숭아 모양 잔과 받침 등이 포함된다. 새로 추가되는 요대함은 별도의 잠금장치 없이 뚜껑처럼 덮는 형식이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순신 장도’의 국보 지정 여부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요대(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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