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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협의회 등 연이어 열고 개혁 ·정책 내세워 국면전환 시도
민주당은 추석 전 조 장관에 대한 언급을 꺼리면서 검찰 등 사법개혁으로의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추석 인사에서 ‘조국’이라는 단어를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이들은 “검찰이 언론플레이를 통해 피의사실을 유포하는 등 명백히 정치활동을 한다”며 ‘정치 검찰’을 띄우며 사법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추석 이후에도 민주당의 사법 개혁에 대한 의지는 이어졌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검찰개혁과 법무부 탈검찰화 등 사법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그 일환으로 조 장관의 검찰 개혁 과제를 수행할 장관 직속 기구인 검찰 개혁 추진 지원단도 공식 출범시켰다. 다만 피의사실 공표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내용의 공보준칙 개정을 조 장관 일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된 뒤에 추진하기로 했다.
다음 날인 19일에는 국회혁신특별위원회(혁신위)-중진의원단 연석회의 열고 일하는 국회를 강제하는 법안을 논의했다. 민생 법안 등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일을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연석회의에서 △의사일정·안건 결정 자동화 △확정된 의사일정 강제 참석 △국민 참여로 의사일정 진행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기능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지난 20일에는 당원이 직접 제안한 정책을 내년 총선 공약으로 선정하는 더불어 정책페스티벌도 개최했다. 민주당은 내일(23일)부터 오는 26일까지 4차례에 걸쳐 △에너지신산업 △금융 △신성장산업 △휴먼바이오·헬스케어 등 4가지 주제로 연속 토론회도 연다.
◇세대교체 시사하는 중진 물갈이설로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
하지만 효과는 그리 신통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한국갤럽이 지난 20일 발표한 9월 셋째주(17~19일, 성인 1000명 대상,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지지율은 38%를 기록했다. 추석 전인 9월 첫째주(3~5일)와 비교해 2%포인트 하락했다. 정부와 각 정당에 대한 한 해 성과를 평가하는 추석 밥상머리 민심이 민주당에 부정적이었다는 의미다. 반면 자유한국당의 지지율(24%)은 1%포인트 올랐다.
내년 총선을 놓고 세대교체를 시사하는 중진 의원 물갈이설이 나오며 조직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점도 민주당의 불안요인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물갈이설과 관련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물갈이설에 할 말이 없다”며 “잘 모르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 등 20대 마지막 정기 국회가 사실상 조국 청문회 2라운드가 될 것이라는 점도 민주당에게 부담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2일 민부론 발간 국민보고대회 뒤 기자들과 만나 “조국 전 민정수석과 관련해 조국 게이트를 넘어 문재인 정권 차원의 게이트로 밝혀지고 있다”며 “대정부 질문은 (조 전 수석에 대한) 한국당의 인사청문회 2(라운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기국회에서 본격화될 조 장관에 대한 한국당의 공세를 신경쓸 수밖에 없다. 이에 한국당의 공세를 방어하면서 단일대오를 위해 내부 조직 안정화에 주력할듯하다”며 “검찰 개혁은 조 장관 수사와 맞물려 있고 정책 시행은 다른 정당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우선순위로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