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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가 넘어가자 지하철 분당선 한티역 3번 출구부터 단대부고 정문까지 취준생으로 길이 꽉 찼다. 다들 한 손에는 흰색 수험표를 손에 쥐고 다른 한 손으로 GSAT 자료를 손에 쥔 채 언덕배기를 올라갔다. 취준생은 단대부고 교문 앞에서 수험표를 보여주고 고사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고사장으로 향하는 취준생 얼굴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손에 든 자료에 얼굴을 파묻은 채 걷거나 올라가는 내내 물을 마시는 취준생도 있었다. 고사장 입장 마감 시간은 아침 8시30분까지였지만 고사본부는 이른 아침임을 고려해 약 10분 더 연장했다. 그러나 교문이 닫힌 뒤 등장한 취준생도 대여섯 명 있었다. 규정상 끝내 고사장 입장하지 못한 취준생은 그 자리에서 눈물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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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대부고 고사장에서는 약 1000명 정도가 GSAT를 응시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시험은 기초능력검사와 직무능력검사로 나뉘며 언어논리와 수리논리, 추리와 시각적 사고, 직무상식까지 5개 영역에서 총 160문항이 출제된다. 시험 시간은 △언어논리 25분 △수리논리 30분 △추리 30분 △시각적 사고 30분 △직무상식 25분으로 총 140분이다.
이번 GSAT는 생각보다 쉬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직무상식 영역에서는 D램, 낸드 플래시, AP 등 반도체 관련 내용과 물리학 용어인 퀀텀 점프(대약진)와 초전도현상, 블록체인(가상화폐 해킹을 막는 기술) 등 과학 관련 용어가 다수 출제됐다.
경제학 용어인 핵심성과지표(KPI)와 양적 완화, 모디슈머(자신만의 개성으로 제품을 재창조하는 소비자) 등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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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를 시작으로 시험을 끝낸 취준생 인파가 쏟아졌다. 아까보다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온 이들은 대부분 “생각보다 시험이 너무 쉬웠다”고 평가했다.
이날 GSAT 시험을 본 이모(26)씨는 “다른 때보다 과학 상식 문제가 많이 나왔고 직무상식 마지막 문제로 외워뒀던 블록체인을 물어봐서 반가웠다”라며 “많이 걱정했는데 시중에서 파는 GSAT 문제집보다 쉬워서 제시간 안에 풀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상반기를 끝으로 삼성 전 계열사 신입사원 1만여명 이상을 동시에 뽑는 ‘그룹 공채’가 사라진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각 계열사는 올 하반기부터 신입 사원을 따로 채용하는 절차를 밟는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 그룹 공채가 사라지면 신입 인력을 상대적으로 적게 뽑는 계열사가 가장 곤란해질 것”이라며 “올 하반기부터 고사장 대여나 채용 절차를 준비하는 데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