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세모녀 유족 "살인마·악마 김태현, 사형하라" 절규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노원구 세모녀 살인범 김태현이 마스크를 벗고 포토라인에 선 가운데 유족들이 “살인마 김태현, 사형하라”라고 절규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도봉경찰서 정문 앞에 설치된 포토라인에서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냐”는 질문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이렇게 뻔뻔하게 눈뜨고 숨을 쉬고 있는 것도 죄책감이 많이 든다. 저로 인해서 피해입은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취재진의 살인 동기 등에 관한 질문에는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또 ‘화면을 보고 있을 어머니께 할 말 있느냐’라는 질문에 “솔직히 볼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검은색 상·하의를 입은 김태현은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취재진 요청에 잠시 스스로 마스크를 내려 얼굴을 공개했다.

이날 세모녀 유족들은 “김태현 사형하라”, “살인마 김태현”, “사형제도 부활하자”라고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현장에 있던 유족 한 명은 끝내 울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다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피해자 두 딸의 고모라고 밝힌 A씨는 “수사과정에서는 유족들이 저 사람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며 “악마 같은 놈 얼굴을 보러 왔다”고 뉴스1에 말했다.

또 경찰서 정문 앞에서 상황을 지켜본 피해자 큰딸의 친구 B씨는 “경찰이 오늘 9시에 김태현이 나온다고 해서 잠깐 들렀다”며 “‘평생 감옥에서 후회하면서 살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입장이 막혀 못했다)”라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진짜 죄책감이 있으면 저런 행동이 나올까? 오히려 저 행동은 자기가 사람을 죽였다는걸 보여주고 싶은듯이 얼굴 공개하고 당당해 보이는데... 끔찍하다 진짜”, “소름끼치게 냉정하다”, “저 얼굴이 죄송한 표정이냐”, “살인자가 저렇게 간절하게 원하니까 법원에서 제발 사형 판결 내렸으면 좋겠다”, “사형하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노원 세 모녀 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노원경찰서는 김태현에게 살인·절도·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 침해 등 5개 혐의를 적용해 서울북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김태현은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근처 슈퍼에서 흉기를 훔친 뒤 모녀 관계인 피해자 3명의 주거지에 침입해 이들을 차례대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전까지 피해자 중 큰딸을 지속해서 스토킹했으며 범행 이후 큰딸의 휴대전화에서 일부 정보를 훼손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다 무릎을 꿇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