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반투르의 분발은 전날 진행된 예비 결승에서 진행됐다. 로렌스 반투르는 자신의 소속팀인 아우디 스포츠 팀 WRT와 함께 매뉴팩처러 타이틀을 두고 경쟁을 한 만타이 레이싱의 얼 밤버(Earl Bamber)와 케빈 에스터(Kvin Estre)를 따돌리는데 성공하며 결승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당초 23대가 엔트리 되었던 FIA GT 월드컵의 결승 경기는 결국 20대가 출전을 확정했다. 6.12km 길이의 마카오 기아 도심 서킷을 총 18랩을 달리는 FIA GT 월드컵 결승은 오후 1시 18분 구름이 많은 상황에서 롤링 스타트로 그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오프닝 랩 막바지에 피셔맨스 밴드(Fisherman’s Bend)를 지나던 리키 카포(Rick Capo/모데나 엔지니어링)의 Z4 M GT3 레이스카가 방호벽에 파묻혔다. 레이스 컨트롤에서는 구조 구난 등을 위해 세이프티카와 황기를 발령했다.
이에 리키 카포를 제외한 19대의 차량들이 세이프티 카를 따라 주행을 이어가던 중 경기 오프닝 랩의 순위 경쟁을 거치며 차량에 데미지가 쌓였던 피닉스 레이싱 아시아의 마치 리(Marchy Lee)의 레이스카가 피셔맨스 밴드 이후의 직선 구간에서 멈췄다가 느린 속도로 다시 경기를 재개했다.
그러나 4랩이 시작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리키 카포의 병원 후송 및 차량 구난 등의 어려움을 표하며 적기를 발령해 경기를 중단시켰다. 이후 약 45분이 넘는 시간 동인 경기가 중단되었고 구조 및 구난 작업이 진행됐다. 그 동안 선수들은 차량에서 내려 인터뷰를 하거나 몸을 풀며 경기 재개를 기다렸다.
레이스 재개와 함께 얼 밤버가 레저브와 밴드를 지나며 선두인 루벤스 반투르의 왼쪽을 빠르게 지나가며 선두로 나섰으나, 이어지는 만다린 밴드에서 로렌스 반투르가 균형을 잃고 그대로 배리어와 충돌, 허공에 떠오르며 많은 부품이 코스 위에 뿌려졌고, 레이스카 역시 뒤집히며 그대로 노면으로 떨어졌다. 빠른 속도로 부딪친 만큼 로렌스 반투르의 레이스카는 전복된 채로 한참을 밀려났고, 차량에서는 흰 연기가 피어났다.
이에 레이스 컨트롤은 곧바로 적기를 발령하고 코스 위의 모든 차량을 곧바로 피트로 불러 들였다. 고속에서 배리어와 충돌, 전복된 충격이 있었으나 로렌스 반투르는 큰 부상 없이 구조됐다. 하지만 레이스 컨트롤에서는 일정 및 사고 등으로 인해 더 이상 레이스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경기를 종료하고 규정에 따라 2랩 전인 4랩의 순위로 최종 결과를 공지했다.
결국 로렌스 반투르가 예비 결승에 이어 최종 결승에서도 1위에 올라 포디엄 정상에 올랐다. 2위였던 얼 밤버는 4랩에서 마로 엥겔과 있었던 접촉의 책임으로 5초의 페널티를 받아 4위로로 밀려났다. 그 결과 2위는 케빈 에스터, 3위는 마로 엥겔로 결정됐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아찔한 사고 장면으로 마무리된 FIA GT 월드컵은 막상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공식적인 주행 랩이 단 4랩에 그치는 촌극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경기 중 발생한 사고 규모에 비해 구조, 구난에 허비된 시간이 너무 많았다.
이에 FIA GT 월드컵은 당초 100km(18랩)로 예정됐던 결승 레이스 주행 거리의 22% 밖에 채우지 못해 GT3 월드컵의 타이틀을 민망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FIA GT 월드컵의 짜릿한 레이스를 기대하며 마카오 그랑프리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도 정상적인 주행을 단 한 랩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사진: 강현승 객원기자, 마카오 그랑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