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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죽이고 공범까지 살해…‘연쇄살인’ 권재찬, 무기징역 확정

박정수 기자I 2023.09.21 10:58:43

50대 여성 강도살인 뒤 공범도 살해
2003년 살인 전과…2018년 출소
1심 사형 선고 → 2심 무기징역
“우발적 살인”…대법, 상고 기각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지인이었던 여성을 죽이고 공범까지 둔기로 때려 살해한 권재찬(54)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권재찬.(사진=연합뉴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1일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권재찬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권재찬은 2021년 12월 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지인이었던 50대 여성 A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A씨 차량 트렁크에 넣어 유기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또 A씨 신용카드로 현금 450만원을 인출하고 1100만원 상당의 소지품을 빼앗은 혐의도 있다.

그는 다음날 낮 12시께 인천 영종도 을왕리 야산에서 공범 B씨를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인근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B씨는 현금 인출과 살해된 A씨 시신 유기 등을 도왔다.

앞서 권재찬은 2003년 미추홀구에서 전당포 업주를 살해하고 일본으로 밀항했다 붙잡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으로 감형돼 2018년 출소했다.

1심은 “교화 가능성이 있다거나 인간성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며 권재찬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내렸다. 다만 2심은 사형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범행이 잔혹하고 충격적이며 사안이 중대함에도 범행을 일부 부인하거나 납득이 어려운 변명도 있다”며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살기 위해 노력한 사실을 찾기 어렵고 인간성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강도 범행을 계획했음은 인정되나 살인까지 계획했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며 “피해자 상태를 고려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우발적 살인이라는 진술을 뒷받침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수긍하며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강도살인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사형을 선고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피고인에 대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이 선고된 경우에 있어서도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의 해석상 검사는 그 형이 심히 가볍다는 이유로는 상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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