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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 아파트 갈등' 택배노조 2000여명 '부분파업' 결정…시기는 '조율'

이용성 기자I 2021.05.07 11:38:50

택배노조 7일 총파업 투쟁 계획 발표
조합원 중 77% 찬성해 총파업 가결
"국민 불편 우려" '부분파업'으로 결정
전체 물량 중 10%·신선식품은 배송 안해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한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단지 사태가 결국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의 총파업으로 번지며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다만, 택배노조 측은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파업 대신 부분파업으로 투쟁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 관계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서비스산업 연맹에서 열린 ‘아파트 지상차량 출입금지 택배사, 노동부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택배노조는 7일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아파트 지상 차량출입 금지 택배사 해결을 촉구하는 총파업 투쟁계획 및 택배사, 노동부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투표결과 총파업이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전날 전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찬반투표를 한 결과 유효 투표권자 5835명 중 4078명의 찬성표를 얻어 77%로 총파업이 가결됐다.

다만, 택배노조는 택배사가 책임을 지고 해당 아파트에 대해 배송 불가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구체적인 해법을 강구할 때까지 총파업 시기를 일정 기간 조율하기로 했다. 또 택배노조는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체 택배 물량 중 10%·당일 배송해야 하는 신선식품이나 생물 등은 배송 거부 등의 방식으로 파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번 파업에 참여할 노동자는 2000여명일 것으로 추정된다. 단체 협약을 체결해 쟁의권이 소멸한 우체국 노조 등은 이번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파업 돌입 시기는 위원장에게 위임해 추가로 조율할 예정이다. 정치권 등과 택배사에 대책 마련을 할 시간을 주겠다는 입장이다.

택배노조 측은 사측에 교섭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응하지 않았고, 오히려 저상차량을 제안한 것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택배노조 측은 지상 출입 대신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갈 경우엔 높이가 낮아 들어갈 수 없고, 저상차량을 도입하면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된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진경호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은 “거의 모든 방법을 동원해 택배사에 책임을 촉구해왔으나 요지부동”이라며 “택배사가 ‘택배 노동자들도 소중하다’ 한마디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인지 택배사의 입장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택배노조는 이번 사태를 노동부와 택배사가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완 전국택배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택배사는 택배 노동자 뒤에 숨어 입주민과 택배기사의 갈등으로 비화시키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며 “문제 해결 당사자임을 인정하고, 책임 있게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 단체는 노동자들의 허리와 무릎 등에 부담을 주는 “저상 차량을 산업안전 유해요인으로 지정하고 운행중지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중현 전국택배노동조합 우체국본부장은 “이번 총파업은 택배사에게 택배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요구하는 싸움”이라며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쟁취해 나갈 것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달 1일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단지 측에서 지상으로 택배 차량을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택배 기사들은 입구에서 택배 물량을 하차한 이후 단지 내로 수레를 이용해 한동안 배달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뀔 조짐이 보이지 않자 택배기사들은 ‘문앞 배송’을 중단하고 상자를 아파트 단지 입구에 쌓으면서 맞섰다

고덕그라시움 입주자대표회의는 입장문을 통해 “우리 아파트 단지는 지상으로 차량이 통행할 수 없도록 설계 및 건축이 돼 이 환경에 맞춰 배송이 가능한 택배기사들께 요청해주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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