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뉴스+]식약처 처벌받은 종근당, 예상 시나리오는?

김지완 기자I 2021.05.06 11:00:05

올해 매출 260억·영업익 166억 감소 전망
판매정지 3개월 관측되나 소송으로 기간 줄어들수도
행정처분 끝난 뒤 매출 회복 놓고는 전망 엇갈려
"대체의약품 많고 신뢰훼손돼 매출 회복 어려워"
"병원가에서 종근당 제네릭, 오리지널과 동등 대우"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종근당이 약사법 위반으로 올해 실적에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또 행정처분 종료 후에도 이전 수준으로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다.

종근당(185750)은 지난달 21일 식품의약안전처(식약처)로 부터 9개 품목에 대해 약사법 위반 사항을 확인받고 잠정 제조 및 판매 중지 조치를 받았다.

종근당의 구체적인 위반 사항은 △변경허가를 받지 않고 첨가제를 임의 사용 △제조기록서 거짓 이중작성 및 폐기 △제조방법 미변경 △원료 사용량 임의 증감 등이다.

이번 식약처로부터 제조·판매 정지를 받은 품목은 리피로우정 10㎎, 칸데모어플러스정 16/12.5㎎, 네오칸데플러스정, 타무날캡슐, 타임알캡슐, 프리그렐정, 데파스정 0.25㎎, 베자립정, 유리토스정 등이다. 이중 데파스정, 베자립정, 유리토스정 등 3개 품목은 환자 치료상 필요성 등이 인정돼 예외적으로 시중에 이미 유통한 제품에 한해서 회수조치 없이 판매가 가능하다.

이번에 조치된 주요품목의 지난해 매출은 리피로우 428억원, 프리그렐 265억원 , 칸데모어 12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올해 매출 260억·영업익 166억↓

9개 품목의 지난해 매출비중은 8% 수준이다. 금액으로는 1042억원에 달한다. 단순계산상으로는 이번 행정처분에 260억원 가량의 매출이 증발하게 된 셈이다.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 1조3030억원, 영업이익 1239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비용 부담은 늘었다. 종근당 관계자는 “회수품목 6개에 대해서는 회수비용을 반영했으며 전체 9개 품목의 재고자산충당금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9개 품목의 매출 타격은 불가피한데 약품 회수와 재고 손실처리에 비용이 크게 늘었단 얘기다.

이에 신영증권은 지난 3일 종근당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을 1381억원에서 1215억원으로 166억원 하향 조정했다. 복제의약품의 평균 마진율이 20%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행정조치 후에도 매출 타격이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판매정지 3개월 관측…“소송으로 기간 줄어들 수도”

종근당은 이번 약사법 위반으로 최대 3개월의 제조·판매정지 처분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 행정처분 기준에 따라 해당품목 ‘제조업무 정지 1~3개월’에서 ‘판매중지 3개월’ 수준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까지 종근당의 식약처 명령기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현행 약사법 제62조(제조 등의 금지), 제76조(허가취소와 업무정지)의 위반자는 약사법 제95조(행정처분 기준)에서 ‘3개월 이상의 업무 전부정지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고시하고 있다.

이날 식약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의약품안전나라’ 행정처분내역에 따르면 유사사건에 ‘해당품목 제조업무정지 3개월’ 처분이 대다수다.

행정처분 기간은 종근당의 후속 대응에 따라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 관계자는 “3개월 판매중단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행정처분 기간을 줄이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종근당이 식약처에 가처분 신청이나 소송 등을 통해 실적 영향은 최소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4일 종근당 홈페이지에 의약품 회수와 관련된 공지 팝업이 게시돼 있다. [갈무리=김지완 기자]


“타격 없이 금세 회복” vs “점유율 회복 어려워” 팽팽

문제는 3개월간의 행정처분이 끝난 뒤다. 판매중단됐던 종근당 의약품들이 얼마나 빨리 이전 수준의 처방 숫자를 회복하느냐 여부다.

다수의 업계관계자들은 처분 약품들이 시장에 확실한 대체재가 있어 단기 회복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제약바이오 관계자는 “꼭 써야 하는 신약이면 행정처분 후 다시 처방이 이뤄지겠지만 이번 조치한 약품 모두 시장에 대체 의약품이 즐비하다”면서 “종근당 약품이 병원가와 환자 신뢰도가 훼손된 만큼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는데 최소 1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종근당의 제조·판매 중단된 제품 9개 중 8개가 제네릭(복제의약품)이고 1개(프리그렐)가 개량신약이다.

일부 경쟁사들이 대대적인 마케팅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도 점유율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아토르바스타틴 복제의약품 시장에서 종근당 리피로우와 경쟁 중인 한 제약사 관계자는 “경쟁사 입장에선 복제약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라면서 “이번 기회에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최대한 확대할 계획”이라며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예고했다.

그는 제네릭은 제약사별로 약품별 성분이나 효능 차이가 거의 없는 가운데, 실제 원가율이 20~30%에 불과해 마케팅이 제품 매출에 승패를 결정짓는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의사에게 처방권이 있긴 하지만 요즘엔 환자들이 충분한 처방약 정보를 가지고 있다”며 “대체약에서 문제가 있던 종근당 약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 환자들의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며 프로모션 성공을 자신했다.

반면 한 중견제약사 임원은 “종근당은 메이저 중의 메이저”라며 “하위 제약사에서 만든 제네릭과 달리 시장에선 종근당 제네릭을 오리지널 의약품 수준으로 대우하고 있다. 여기에 종근당은 전통적으로 프로모션을 활발하게 하는 제약사다. 큰 타격없이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우려에 선을 그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