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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단장(이화여대 교수) 연구진은 미국 IBM 알마덴연구소와 공동으로 고체표면 위에 놓인 단일 원자의 특성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원자의 핵스핀(스핀: 자성의 기본 단위)이 내는 에너지는 매우 약해서, 지금까지는 수백만 개 원자핵들의 신호를 한꺼번에 읽어서 특성을 유추해야 했다. 연구진은 주사터널링현미경(STM)과 전자스핀공명(ESR) 기술을 결합해 에너지분해능(정밀도)을 1만배 높였다. 이를 통해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신체 내부를 진단하듯 고체표면 위 원자 한 개의 핵스핀을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양자컴퓨터, 초소형컴퓨터 등 차세대 정보처리장치 구현을 위해 줄여야하는 정보 저장 단위를 구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차세대 컴퓨팅 분야에서 초소형 메모리 기술로 평가받는 핵스핀 기술의 특성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또 연구진은 고체 기판 위 원자가 놓인 위치에 따라 소자의 전자기적 특성이 달라짐을 확인했다. 이는 향후 개별 원자가 저장장치이자 회로가 되는 차세대 전자소자 설계에 핵심원리로 사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사이언스(Science, IF 41.058)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다수의 원자의 특성을 토대로 쓰인 기존 물리학적 지식을 검증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현존하는 물리 이론을 뛰어넘는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는 연구에 돌파구 제시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