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아닌 '재료'에 널뛴 남양유업 주가

전재욱 기자I 2021.11.29 10:59:49

회사 경영 현안 공개 전후로 급등한 주가
부진한 실적 고려하면 주가 버틸 여력 글쎄
"상장사 주요정보 유통 차별있으면 투자자 피해"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올해 남양유업 주가는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재료를 발판삼아 급등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적 보다는 회사 경영과 관련된 변수가 주가에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 주가는 지난 19일 장중 11.6%(이하 전일 종가 대비) 오른 49만7000원까지 솟았다. 종가는 48만5000원(8.9%↑)이었다. 거래량도 급증했다. 이날 거래량은 2만2762주를 기록해 10월28일(10만1205주) 이후 영업일 기준 16일 만에 최대였다. 이 기간 평균 거래량(4641주)보다 5배가량 많았다.

평소보다 이날 주식을 사려는 이가 많았다는 의미인데 투자 심리가 동요한 배경으로 이날 장 마감 이후 나온 대유위니아그룹과 협력안을 꼽는 의견이 많다. 남양유업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법적 분쟁에서 승소하면 경영권을 대유위니아그룹에 넘기는 데 합의한 내용이다. 합의 내용이 회사 경영에 긍정적인지는 평가하기 나름이지만 주가에 호재가 된 데에는 투자업계 의견이 몰린다.


이런 흐름은 상반기부터 반복했다. 남양유업 주가는 이른바 `불가리스 파동`(4월13일) 당일까지 사흘 동안 24.1% 올랐고 평균 거래량은 1만1948주다. 회사 주식 거래량이 1만주를 넘은 것은 1월8일(1만3086주) 이후 62영업일 만이었다. 한앤코 매각 발표(5월27일)를 앞두고 3일간은 13.4% 상승했다. 이후 남양유업 주식은 연이틀 상한가(장중 포함)를 기록했다.

주가 급등락 가운데 일부는 손실이 불가피했다. 대유위니아그룹 호재로 지난 22일 53만3000원까지 올랐던 남양유업 주가는 당일 45만9000원으로 곤두박질했다. 추매한 상당수는 단기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불가리스와 한앤코 발표 당시도 마찬가지였다.

남양유업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주가가 급등한 것이라 이례적이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 9489억원을 기록해 2008년 이후 12년 만에 매출이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 사정도 녹록치 않다. 3분기 연속으로 작년 동기보다 매출이 빠졌기 때문이다. 부진한 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리기도 올라간 주가를 버티기란 버거울 수 있다. 주가에 반영된 기업가치는 결국 실적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흐름 자체를 문제 삼기를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투자 책임은 개인이 오롯하게 지는 게 불문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점마다 호재의 전달 과정은 따져볼 여지가 있다. 투자자 간에 정보 우위가 있었는지, 우위를 차지한 이들은 누구인지, 정보가 유통된 경로는 무엇인지 등에 관련한 것이다.

자본시장법에 밝은 한 변호사는 “양질의 정보를 가지는 것은 투자자의 능력이지만 이를 입수한 경위가 타당한지와 해당 내용이 공시 내용은 아닌지 등은 별개 문제”라며 “상장사와 관련한 정보가 차별적으로 유통됐다면 투자자 보호에 소홀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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