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애플·구글 등 美 테크 기업들 로비 그룹 결성…“반도체 보조금 달라”

성채윤 기자I 2021.05.12 10:43:03

미국 반도체 연합 결성…AT&T, 버라이즌도 참여
56조원 지원금 수령·연구 및 제조가 목적
차량용 반도체 집중 지원 견제…“정부는 개입 말라”

지난달 12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해 말하는 모습 (사진=AFP)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품귀 현상이 빚어진 가운데 미국의 테크 기업들이 뭉쳤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텔, 엔비디아, 퀄컴 등 칩 제조업체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칩을 구매해 사용하는 테크 기업이 모여 ‘미국 반도체 연합’(Semiconductors in America Coalition)을 결성했다. 이 연합에는 통신업체인 AT&T, 버라이즌, 시스코, HPE(휴렛 팩커드 엔터프라이즈)도 참여했다.

이들 기업은 반도체 연합을 통해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고 반도체 연구와 제조를 추진하기 위해 뭉쳤다.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을 요구하는 로비 그룹”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미국 반도체 연합의 목표는 바이든 미 대통령이 발표한 2조3000억달러(2500조원) 규모 인프라 투자 중 반도체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500억달러(56조원)을 지원받는 것이다.

정부의 반도체 지원 예산이 자동차용 반도체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견제하는 것 또한 이 로비 그룹의 목적이다. 미국 반도체 연합은 “현재 반도체 부족에 따른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산업계가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정부는 특정 산업에 대한 개입을 삼가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자동차 정책위원회(American Automotive Policy Council), 자동차 및 장비 제조업체 협회(Motor&Equipment Manufacturers Association). UAW 노조(United Auto Workers) 등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자동차 칩 생산에 전념하는 반도체 시설에 대한 특별 자금 제공”을 요구한 바 있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자동차 판매는 줄고 태블릿 PC 등 IT 전자 기기 수요가 늘어나자 반도체 기업들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 라인을 다른 IT 기기용 칩 생산으로 돌렸다. 그러던 중 백신 등의 영향으로 차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칩 부족 현상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2분기 생산 물량이 당초 계획 대비 50% 가까이 줄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에만 집중 투자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미국의 다른 테크 기업들도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달 28일 올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부족 문제가 2분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아이패드와 맥 컴퓨터가 악영향을 받아 2분기에 30억~40억달러 가까이 매출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