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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설 연휴 브라질 마나우스 19년만에 찾아 현장 경영

양희동 기자I 2020.01.27 17:00:00

2001년 첫 해외 방문지 다시 찾아 임직원 격려
한종희·노태문 등 TV·스마트폰 담당 사장 동행
중남미 시장 점검 및 세트 사업 새해 전략 점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브라질 마나우스 현지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설 연휴 기간 브라질 북부 마나우스(Manaus)를 찾아 2014년 이후 이어온 ‘명절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섰다. 마나우스 지역은 이재용 부회장이 2001년 임원으로서 첫 방문했던 해외 사업장으로 19년만에 삼성 총수로서 다시 찾은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설 기간에도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2기 공사 현장을 찾았고, 그해 추석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하는 등 전 세계에서 명절 현장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27일 스마트폰 등 완제품(세트)을 만드는 삼성전자 마나우스 법인을 찾아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명절에 일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8일엔 브라질 상파울루 법인을 방문해 현지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캄피나스(Campinas) 공장도 방문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마나우스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에서 나온다. 과감하게 도전하는 개척자 정신으로 100년 삼성의 역사를 함께 써 나가자”며 “오늘 먼 이국의 현장에서 흘리는 땀은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은 삼성전자의 중남미 사업을 총괄하는 상파울루 법인과 마나우스, 캄피나스 등 2곳의 제조 거점이 있는 핵심 시장 및 생산 거점이다. 또 상파울루에 브라질 연구소와 중남미 디자인 연구소를 두고 중남미 소비자에 특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중남미 스마트폰과 T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이 찾은 마나우스 공장은 4000여 명의 임직원들이 근무하며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군 전반을 생산, 삼성전자의 중남미 시장 약진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마나우스는 브라질 북부 세계 최대의 열대우림 밀림 지역 한 가운데에 있는 오지(奧地)였지만, 내륙 개발을 위해 브라질 정부가 1960년대 이 지역을 자유무역지대으로 지정한 이후 손꼽히는 공업지역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1995년 마나우스 생산법인을 설립했고 이 부회장은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2001년 해외사업장 가운데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브라질 정부에게도 마나우스는 내륙 개발 거점 및 첨단 산업 밀집 지역으로 중요한 곳이다. 이로 인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삼성 마나우스 공장을 방문해 생산 라인을 둘러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브라질은 삼성전자 입장에선 세트 사업의 매출 비중이 낮은 곳이지만 향후 수요 및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노태문 신임 무선사업부장(사장) 등 세트 담당 사장들과 장시호 글로벌기술센터장(부사장) 등과 함께 2001년 이후 19년만에 마나우스를 방문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일 화성사업장 내에 있는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 사장단과 함께 차세대 반도체 전략을 논의하고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 세계 1위 비전을 임직원과 공유했다. 이번 브라질 방문은 부품에 이어 완제품 부문 사장들과 함께 새해 ‘세트 부문’ 현장 경영을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의 최근 경영 행보는 현장을 찾아 미래의 밑그림을 그리고 그 기반을 다지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2018년 상반기 유럽과 북미 지역을 집중적으로 방문하며 한국을 중심으로 미국, 영국, 러시아, 캐나다 등 5개국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또 그해 삼성은 ‘3년간 18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에 해당하는 AI, 5세대 이동통신(5G), 전장(전자장비)용 반도체를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할 계획을 밝혔다. 이어 지난해 4월 말에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비전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문제가 불거지고,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됐던 지난해 하반기에는 전국에 있는 반도체 및 세트 생산시설 등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현재 세계 1위 사업의 ‘초(超)격차’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현장 경영’ 그리고 100년 기업을 향해 새롭게 도전해야 할 ‘미래 경영’을 촘촘하게 엮어 삼성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용 부회장 연도별 설·추석 명절 기간 해외 출장

-2014년 설 : 미국 출장 (미국 이동통신사 미팅)

-2016년 설 : 미국 출장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미팅)

-2016년 추석 : 인도 출장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접견)

-2019년 설 : 중국 출장 (중국 반도체 사업 점검)

-2019년 추석 :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메트로 프로젝트 점검)

-2020년 설 : 브라질 출장(중남미 세트 사업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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