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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6.13]"한반도에 평화를" 불심 앞에 모인 지방선거 주자들

유현욱 기자I 2018.05.22 16:24:09

서울시장 후보, 조계사에 모여 법어 경청
이재명·남경필 사찰 돌며 지지 호소
김경수·김태호 해인사 방문
같은 장소 방문, 일정 엇갈려 만남 피해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불심을 잡으려는 광역단체장 주자들이 부처님 오신 날인 22일 일제히 전국 사찰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을 찾았다. 특히 서울시장, 대구시장 예비후보들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반면 네거티브 공방이 뜨거운 경기지사, 경남지사 예비후보들은 같은 곳을 가고도 서로 일정을 엇갈리게 해 조우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 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차례로 도착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자유한국당,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대웅전 앞마당에 나란히 앉아 1시간여 진행된 봉축 법요식에 참석했다. 세 후보는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부처님 오신 날을 기리고 법어를 경청했다. 세 후보는 간간이 서로 바라보며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이날 법요식에서 “한반도에는 평화와 번영의 시기가 도래했다”며 “남북이 진정으로 하나 되는 길은 우리 모두가 참선 수행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갈등과 불신을 없애고,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법어를 설파했다.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인 22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서 안철수(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대화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부처님 오신 날은 한미정상회담이라는 뜻깊은 날과 만나고 있다”며 “부처님의 가피가 온 한반도에, 온 세상에 퍼지기를 바란다”고 축원했다. 이어 “지난 6년, 사람이 존엄한 도시, 사람이 먼저인 서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앞으로 4년 늘 깨달음은 특별한 곳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의 삶 속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 후보는 역시 “부처님 깨달음 덕에 우리는 과도한 집착을 피할 수 있게 됐고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세상을 더 향기롭게 만들 수 있게 됐다”며 “경제에서도 규제를 없앤다면 더 나은 사회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원했다. 아울러 “북녘에서도 3대 세습독재를 청산하고 민주화를 이룬다면 북녘 동포들에게도 더 나은 삶이 보장될 것”이라며 “부처님께 경제번영의 지속과 남북한의 자유민주주의 통일이라는 서원(誓願)을 빌어본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부처님의 마음처럼 이제는 세대 간 지역 간 이념 간 갈등을 넘어야 한다”며 “그래서 통합의 길로 가고 그래야 남북 화합도 가능한 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오른쪽)와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가 부처님 오신 날인 22일 경기도 남양주시 봉선사에서 열린 법요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남경필 한국당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45분쯤 경기도 남양주시 봉선사에서 진행된 봉축 법요식 막바지 같은 공간에 머물렀으나 동선이 엇갈리며 찰나의 스침조차 없었다. 이 후보와 남 후보는 이날 하루 동안 각각 3~5곳 사찰을 돌며 불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이 후보는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와 만나 악수했다. 이 후보는 “부처님이 말씀하신 자비로운 마음, 풍요로운 세상은 따뜻하고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 후보 역시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자비와 평화를 실천할 때”이라며 “지도자를 위한 덕목이라 불리는 사섭법(四攝法)을 마음에 함께 새기려 한다”고 했다.

22일 오전 경남 합천 해인사 부처님 오신날 봉축 법회에 우연히 조우한 김경수(오른쪽 첫 번째)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와 김유근(오른쪽 두 번째) 바른미래당 경남지사 후보가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김유근 후보 선거사무소)
경남지사를 놓고 맞붙은 김경수 민주당 후보와 김태호 한국당 후보는 각각 오전과 오후에 경남 합천군 해인사를 방문해 한자리에 선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김경수 후보는 김유근 바른미래당 후보와 만나 TV토론 관련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재명·남경필 후보는 욕설 음성파일, 채무 제로, 경기 연정 등으로 네거티브전을 벌이고 있다. 김경수·김태호 후보 측은 연일 드루킹 사건을 둘러싸고 입씨름을 하고 있다. 양측의 신경전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불필요한 만남을 의도적으로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임대윤(민주당)·권영진(한국당)·김형기(바른비래당) 대구시장 후보들도 대구 동구 도학동 동화사에서 열린 팔공총림 동화사 봉축대법회에 함께 해 합장했다.

부처님 오신 날인 22일 오전 대구 동화사에서 열린 팔공총림 봉축대법회에 대구시장 예비후보들이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영진 자유한국당 후보,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형기 바른미래당 후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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