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양날의 칼 위에 선 김수현 ‘김앤장 실패 되풀이하지 않겠다’ 의지 천명(종합)

김성곤 기자I 2018.11.11 17:49:57

11일 청와대 춘추관 방문, 상견례 겸한 첫 기자간담회
‘文국정철학 공유’ 강점에도 ‘부동산 책임론·경제 비전문가’ 약점
“경제부총리가 사령탑, 원팀으로 일하겠다” 靑 장악력 강화 우려 불식
‘경제수석 내각과 소통강화·부동산 경제수석실 이관’ 윤종원 역할론 기대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1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11일 오후 춘추관을 찾았다. 탈원전, 평창동계올림픽, 대학입시, 부동산 등 현 정부 주요 정책을 주무르던 청와대 사회수석에서 정책실장으로 영전한 지 이틀 만이다. 김 실장은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경제정책 전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무난한 인사라는 평가도 있지만 부동산 책임론과 경제 비전문가라는 점이 약점으로 제기돼왔었다. 김 실장은 이날 상견례를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정부 2기 경제팀 운용 방향은 물론 수도권 부동산 폭등에 대한 책임론, 현 경제상황 진단 등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밝혔다.

사회수석 시절 이른바 ‘왕수석’으로 불렸던 김 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철저히 낮은 자세로 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권 일각의 비토론에도 주저없이 본인을 경제·사회정책 전반을 조율하는 정책실장에 기용한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김 실장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께서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의 통합적 운영이라는 방향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며 “경제운용은 경제부총리에게 확실히 힘을 실어주라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1기 경제팀 김앤장 불화 의식 ‘부총리 높이고 본인 낮추며’ 원팀 강조

11일 오후 3시 청와대 춘추관. 휴일에도 불구하고 100명에 가까운 기자들이 자리를 메웠다. 김 실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원팀’이었다. 문재인정부 2기 경제팀에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전 청와대 경제실장의 경제정책 주도권 다툼인 이른바 ‘김앤장 갈등설’이 다시는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무색무취한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청와대의 정책장악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경제운용 있어서는 경제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하여 하나의 팀으로 일하겠다”며 “정책실장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으로서 경제부총리의 활동을 지원하고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제투톱 불화설과 관련, “더 이상 투톱 같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엄중하게 대처하고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거시경제를 포함한 경제정책 전반의 컨트롤타워는 홍남기 부총리 후보자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내각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더 많은 성과를, 더 빨리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 내각과 비서실의 팀워크를 한 단계 더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본인의 역할로는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정책구상을 꼽았다. 김 실장은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대통령께서 저를 정책실장으로 임명한 주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하면서 “미래를 위한 성장과 혁신 과제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수현 “각 수석 역할 극대화하고 뒷받침 주력” 정책 조율사 자처

청와대 춘추관에서는 그동안 남북관계 및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기자간담회는 자주 열렸지만 경제문제의 경우 기회가 없었다. 청와대가 주요 경제현안에 대해 직접 언급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너무 크다는 점은 물론 주요 경제부처 패싱 논란이 불거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모처럼 마련된 김 실장의 간담회에는 기자들의 관심도 남달랐다. 부동산정책, 경기전망과 일자리 상황, 경제부총리와의 역할 조정, 경제정책 수정 여부를 중심으로 10여개의 질문이 쏟아졌다. 기자들의 질문이 집중된 분야는 부동산 문제였다. 김 실장은 부동산 시장과 관련, “지난 9·13 대책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불안한 여지가 발생한다면 선제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간의 경제위기론은 부적절하다고 일축했다. 김 실장은 “경제 하방압력이 높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위기냐 아니냐’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 경제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는 등의 논쟁할 여유가 없다. 지금은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정부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 “기본적으로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를 함께 해서 포용국가를 달성하겠다는 방향은 명확하다”며 “속도나 성과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큰 틀 방향은 전혀 수정할 생각은 없다. 여기에 대해서는 신임 경제부총리가 지휘봉을 잡고 이끌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책실장 역할과 관련, “정부정책 전반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위치”라면서 “경제정책에 관해서는 경제수석이 내각과 좀 더 소통하고 협의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시킬 것이다. 각 수석들의 역할을 극대화하고 저는 뒷받침하는데 주력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본인이 사회수석 시절 관장했던 부동산 업무는 경제수석실로 이관할 뜻도 내비쳤다. 윤종원 경제수석의 향후 역할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으로 풀이할 수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