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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백악관 대변인이 식당에서 쫓겨난 이유는?

방성훈 기자I 2018.06.24 18:13:06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美레스토랑서 쫓겨나
식당 주인, 부모-자녀 강제격리 정책에 반발해 "나가달라"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내 식당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일하는 행정부 고위 관료들을 잇따라 내쫓고 있다. 불법 밀입국자의 부모와 자식을 강제로 격리시키는 ‘무관용 정책’에 대한 항의 표시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어젯밤 버지니아 렉싱턴의 레스토랑 ‘레드 헨’에서 주인으로부터 내가 미국 대통령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이유로 나가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나는 정중하게 레스토랑에서 빠져나왔다”고 적었다. 무관용 정책을 펼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발의 화살이 그를 위해 일하는 샌더스 대변인에게 향한 것이다. 샌더스 대변인은 또 “그녀(식당 주인)의 행동은 나보다는 그녀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나는 의견이 다른 이들을 포함해 사람들을 존경심을 갖고 대하고자 최선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을 내쫓은 식당 주인보다 자신이 인격적으로 더 나은 사람임을 강조한 것이다.

샌더스 대변인이 레스토랑에서 쫓겨난 사연은 해당 식당에서 일하는 한 직원이 페이스북에 “오늘 밤 백악관 대변인이 레스토랑에서 쫓겨났다. (식당) 주인은 샌더스 대변인과 그 정당(공화당)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길 원하지 않았다”고 올리면서 먼저 알려졌다.

레스토랑 주인인 스테파네 윌킨슨이 워싱턴포스트에 전한 당시 상황에 따르면, 그는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셰프로부터 샌더스 대변인이 손님으로 왔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전화를 받았다. 셰프는 직원들이 다소 걱정하고 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이후 윌킨슨은 식당 직원들의 뜻에 따라 샌더슨 대변인에게 잠시 밖에서 얘기하자고 청한 뒤 무관용 정책에 대해 질문을 했다. 직원들은 샌더스 대변인이 정책에 대해 변호하며 질문을 피해가는 모습을 모두 지켜봤다.

그는 “샌더스 대변인에게 우리 레스토랑은 정직, 연민, 협력과 같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떤 기준 같은 것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나가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샌더스 대변인은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정부에서 일하고 있으며,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잔인한 정책들을 옹호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반대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사업을 하고 있고 그게 잘 되길 바란다”면서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도덕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불편한 행동이나 결정도 해야 하는 순간처럼 느껴진다. (같은 일이 벌어져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민정책 주무부처인 국토안보부의 커스텐 닐슨 장관도 최근 백악관 인근 멕시코 식당에 들렀다가 고객들로부터 ‘수치’라는 항의를 받고 식당을 빠져나간 바 있다. 의회전문지 더 힐은 “레스토랑 주인의 ‘무관용’에 대해선 비판적인 의견이 많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저항하는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찬성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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