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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aily증권좌담)"거액자산가 주식에 관심 많아"(상)

김세형 기자I 2002.03.07 14:08:07
[edaily=정리 김세형기자]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을 단숨에 넘어서면서 대세 상승이라는 인식이 퍼져나가고 있다. 재테크의 수단으로써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 또한 그 만큼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돈의 생리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하는 거액자산가, 이른바 "큰손"들의 움직임은 어떨까. 이를 위해 "edaily 증권좌담회" 두번째 순서로 거액자산가의 자산을 전문적으로 관리해 주고 있는 주요 증권사의 프라이빗 뱅킹(Private Banking) 담당 지점장을 초대했다. 이번 좌담회에는 고석호 현대증권 리츠그룹 코엑스오피스 지점장, 박대웅 삼성증권 FN아너스 광화문점장, 이성조 한국투자신탁증권 여의도PB센터 지점장(이상 가나다순)이 참석했고 김진석 edaily 증권부장이 사회로 지난 6일 edaily 편집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좌담회 내용을 상·하로 나눠 싣는다. (사회)= 지난해에는 "재테크의 암흑기"로 불릴만큼 투자환경이 어려웠습니다. 저금리에다 주식시장도 침체를 보였기 때문이죠. 올들어서는 투자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한것 같습니다. 현장에서도 느끼는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박대웅 지점장= 주식시장이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주식에 대한 문의가 부쩍 많아졌습니다. 주변에서 "주식으로 돈벌었다"는 얘기가 나오니까 언제쯤 하는게 좋으냐는 식으로 묻곤 합니다. 그러나 아직 고액 손님들의 자금이 크게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것이 감지되는 정돕니다. ▲이성조 지점장= 돈을 알수록 욕심도 많아진다고 하지 않습니까. 주식이 된다는 예기를 듣고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깁니다. 고객들의 상황을 보면 과거 주식투자로 손실을 봤던 분들이 이제는 거의 손실을 만회해 가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원본을 만회했으나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하니까 처분하고 나가야 하는지 추가로 넣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 일단 현장에서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군요. 요즈음 관리 고객들의 주요 관심사항은 어떤 것들입니까. ▲박대웅 지점장= 시장의 분위기가 변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여전히 가장 높은 관심을 나타내는 것은 세무나 상속에 대한 질문입니다. 고객들의 경우 어느정도 나이와 금전적 여유를 가지고 있는 때문에 돈을 버는 것보다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주식시장이 뜨다 보니 주식관련 상품들로 관심사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MMF, 금리상품에서 벗어나 초과수익을 내기 위해서죠. ▲고석호 지점장= 저희도 주식에 대한 문의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상당수 고객들은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식쪽을 권유해도 고객들의 성향이 보수적이다 보니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주식에서 큰 손실을 본 사람들은 주식이 아직도 싫다고 이야기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성조 지점장= 최근 주식구좌 쪽으로 돈이 더 많이 들어오고 있는 데 아무래도 수익증권보다는 주식투자에, 특히 직접투자쪽에 관심이 더 보이고 있는점이 특징입니다. (사회)= 주식에 대한 문의가 많다는 얘기군요. 그렇다면 문의하시는 고객들에게 어떤 포트폴리오를 권유하고 있습니까. ▲고석호 지점장= 현대증권 코엑스오피스는 지난 2000년 8월 오픈했습니다. 출범 당시 주식시장이 어려웠고 지난해에도 주식시장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10월전까지는 주식외의 상품을 권했습니다. 세계적으로 금리인하가 주류를 이루던 때라 국공채 등 장기국채 투자가 주류였습니다. 고객분들의 자금운용 성격이 보수적이다 보니 지난해 10월이후 주식시장이 나아졌어도 적극적인 주식투자는 권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10월이후 주식투자를 원하는 고객분들이 생겨났고 이 분들에게는 MMF 등 수익증권을 보유하는 가운데 인덱스펀드 위주로 짧게 운용하도록 조언하고 있습니다. ▲이성조 지점장= 고객들의 판단을 중시해 기본적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구성해 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모델 포트폴리오와 전략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는데 전략형의 경우 주식비중을 60%까지 높였습니다. 현재 40% 가량을 주식에 투자하도록 권유하고 있고 주식에 관심이 없는 고객들에게도 자산의 10% 가량은 주식에 투자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박대웅 지점장= 아직까지는 보수적인 자산 운용을 위주로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주식비중은 10%에 못 미치고 있지요. 거액을 가지신 분들은 아직까지는 안정성을 더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사회)= 현재 관리고객수와 자산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박대웅 지점장= 저희 지점의 예탁자산은 약 3000억원 정도 됩니다. 개인 고객과 법인 고객이 약 1500억원씩 차지하고 있고 수익증권과 주식의 비중도 반반 가량 되고 있습니다. ▲고석호 지점장= 고객들의 구성은 주로 법인이나 대주주들입니다. 예탁자산은 1800억원 가량 되고 계좌수는 1000계좌 정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개인들의 일인당 평균 예탁액은 1억원 정도 됩니다. 물론 편차는 있습니다. ▲이성조 지점장= 저희는 오픈한지가 얼마 안되고 직원도 6명정도로 적기 때문에 운용하는 규모는 크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2개월만에 우리팀이 흑자를 냈습니다. 투신과 연계가 잘되기 때문에 고객들의 특성을 감안한 소규모 펀드를 조성해 관리해 주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 리서치센터나 외부의 도움을 받기도 하는데요, 자체로 투자유망 종목을 구성해 종목추천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 고객들의 자산을 운용하는 데 있어 투자대상에는 제한이 있습니까. ▲고석호 지점장= 투자대상에는 제한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0년말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을 때 더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은행으로 돈이 몰렸습니다. 이 때 고객들을 외국계 은행에 소개시켜 주기도 했는 데 당장은 영업에 마이너스 요인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플러스 요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박대웅 지점장= 처음 고객이 지점에 왔을 때는 우선 실내 인테리어가 기존 점포와 달리 고급스러워 호감을 살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상품서비스가 기존 지점과 다르지 않다면 굳이 이런 특화 점포에 올 이유가 없습니다. 지난해 재테크가 어려운 상황에서 상품차별화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뭔가 다른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오페라의 유령 펀딩에도 참여하도록 한 것입니다. 기존 점포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투자 대상에 제한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사회)= 자산운용 대상이 다양하다고 들었습니다. 독특한 자산운영 사례가 있으시면 소개해주시죠. ▲고석호 지점장= 2000년 8월 오픈 당시 주식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아서 딱히 주식과 관련된 상품으로 권해 드릴 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이 때 생각해 낸 것이 환율과 관련된 것이었죠. 2000년말 환율은 1달러당 1100원으로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래서 미국 주택저당채권에 투자하도록 권유했는 데 여기서 3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또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골프장 회원권도 구입해 준 적도 있습니다.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할 경우 돈이 묶인다는 리스크가 있었지만 결국 수익이 발생, 성공한 셈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고객들의 양해하에 현대그룹 전환사채에도 투자한 적이 있었습니다. 특히 현대건설 전환사채의 경우 정부에서 원금을 보장해 준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고객분들에게 일부(금융자산의 5% 정도)만 투자를 권유했습니다. 최악의 경우라도 손실을 입을 수도 있지만 기대수익이 높았기 때문에 수익이 충분히 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습니다. ▲박대웅 지점장= 앞서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오페라의 유령"의 펀딩에 몇몇 고객들을 소개해 준 적이 있습니다. 자산 중 일부분만을 투자하게 해 까먹더라도 큰 손실은 보지 않도록 했는 데 의외로 괜찮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좌담회 내용은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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